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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위원장은 3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만장일치 관행 폐기가 김용원 위원의 결정이 위법하다고 한 판결의 법망을 피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40년 가까이 한 법조인의 양심을 걸고 해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소위 역시 전원위원회와 동일하게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전원위와 소위 의결은 동일하게 해석돼야 한다"며 "인원귀법 13조에서 전원위 회의는 재적 위원 중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고 소위 회의는 구성원 3명 이상 출석과 3명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만장일치 정신을 버리고 찬반의견이 동수더라도 기각해버리는 것이 맞는가"라는 모경종 민주당 의원 질의에 "폄하하지 말라. 법리적으로 그날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리적으로 보면 3명 찬성이 있을 때만 인용될 수 있고 기각은 과반수로 의결되지 않으면 기각될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28일 전원위 회의를 통해 3명으로 운영해 오던 소위를 4인 체제로 바꾸고 위원 3명 이상이 찬성하지 않을 경우 진정 사건을 자동 기각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그간 인권위 소위는 만장일치가 되면 곧바로 공식 입장이나 권고를 낼 수 있고 1명이라도 반대할 경우 합의에 이를 때까지 토의하거나 전원위에 넘겨 논의해왔다.
지난 2022년 1월 정의기억연대가 수요집회 현장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정부가 방치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하면서 규정 변경이 이뤄졌다. 해당 진정은 당시 소위원장이던 김 위원이 주관했던 소위에서 만장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위원 3명중 2명이 기각 판단했다. 김 위원은 해당 사건을 기각했다.
이에 정의연은 인권위를 사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정의연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김 위원을 중심으로 일부 인권위원들은 진정 처리 시급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며 각하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정 개정을 추진했다. 그리고 14번째 상정 만에 의결된 것.
이날 안 위원장 리더십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안창호 위에 이충상 있고, 이충상 위에 김용원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알고 있는가'라고 질의하자 안 위원장은 "일부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김 위원과 이충상 위원이 인권위 운영에 개입한다는 지적에는 "사실과 다르다"며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 과정에서 이충상 위원도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