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금리 10월 0.04%포인트↑…2월~6월 시중은행 평균금리보다↓
강경훈 교수 "금융채 유리한 상황서 소비자 납득시키기 위한 포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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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자동차 담보 대출상품인 '우리 드림카' 대출 기준금리 항목에서 코픽스 금리를 중단하고, 금융채로만 운영한다. 대신 우대금리항목으로 0.2%포인트의 '패키지 우대(급여·신용카드)'를 신설하고, 제휴사 연계항목으로 '우리 WON카'를 추가했다.
코픽스 금리는 자금을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을 반영해 산정되는 금리다. 시장 금리가 변동될 때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이 이뤄지며 정책 금리, 유동성 상황, 신용등급, 글로벌 금융 환경 등의 영향을 받는다.
이달 코픽스 금리는 3.40%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우리 드림카대출(신규·중고차·전환 등)의 코픽스 기준금리는 기존 금융채 금리 대비 최소 0.03%포인트에서 0.19%포인트 높게 설정됐다.
우리은행은 이번 코픽스 기준 금리 중단에 대해 최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대출 희망자들이 불리한 조건으로 선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픽스 기준금리가 적용된 다른 대출상품에 대해서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에서는 현재 전세 및 주택, 신용 대출 등 일부 상품에서 코픽스 기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향후 코픽스 금리가 기준금리 대비 더 하락할 우려를 대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체로 코픽스 금리가 금융채 금리보다 더 낮게 설정돼 왔으며, 최근 가계대출 및 기업 자금조달액 증가폭이 축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대출 기준금리는 3.25%로 같은 기간 코픽스 기준금리보다 0.11%포인트 낮다. 그러나 올 상반기 현황을 살펴보면 2월부터 6월까지 코픽스 금리가 시중은행의 평균 기준금리보다 더 낮았고, 7월과 8월은 각각 0.01%포인트, 0.0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달 11일 한국은행이 4년 5개월 만에 기준 금리 인하를 발표하고, 9월 은행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각각 38%, 40% 감소, 회사채(공모회사채 기준) 순발행 잔액 또한 전월 -5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줄면 은행의 자금 운용이 보다 원활해지고, 예·적금이나 기타 조달 자금 비용도 줄어 코픽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코픽스 기준금리가 기존 금융채 금리보다 저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금융채 금리가 유리한 상황에서 코픽스 금리 중단을 결정한 것은 향후 금융채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좁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에서는 코픽스 기준금리 중단과 관련해 논의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