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벨기에·스위스 등 재가동 나서
2025년 원전 발전 규모 사상 최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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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가속화로 신재생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에 역부족으로 이를 뒷받침할 대안으로 원전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등 전기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의 확대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좌초 위기에 몰렸던 국내 원전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이 폐지되면서 신한울 3·4호기는 이날부터 다시 착공에 들어갔으며, 최근 업계는 체코가 두코바니에 짓는 신규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원전 산업이 다시 살아나면서 에너지 수급 관리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실제 신한울 1·2호기 가동을 통해 생산되는 전력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504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다. 이는 2~3개의 반도체 공장을 돌릴 수 있는 규모다. 향후 신한울 3·4호기까지 가동이 되고, 추가적인 원전 건설이 이뤄지면 에너지 관리가 한층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도 원전에 투자하면서 다시금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 원전 폭발 사고를 겪으면서 '원전 제로' 정책을 펼쳤지만, 부족한 전력을 채우기 위해 13년 만에 원전을 재가동했다. 프랑스는 2021년 원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기조를 뒤집고 2035년까지 원전 6기를 건설하는 등 원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며, 벨기에와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이 원전 재가동에 나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와 데이터센터 운용 전력이 부족해 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이상기후가 신재생발전에 영향을 미쳐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부족한 전력량을 원전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가 세계적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오는 2025년 전 세계 원전 발전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원자력 발전의 전력 생산량이 올해와 내년 모두 각각 3% 증가해 내년에는 291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 사상 최대 기록이던 2021년의 2809TWh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이 세계 각국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안정적 전력 공급으로 첨단산업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배터리, 수소 등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 속도에 따라 보조를 맞춰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며 "원자력 비중을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술 개발에 시간을 좀 벌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