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을 놓고 팽팽히 맞서 의료시스템이 교란되고 있음을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의협은 의료계를 대변해 국민 건강을 최우선시하는 의료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할 단체가 아닌가. 그 단체의 장이 적절치 못한 대응과 일탈 행동을 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의협이 그에 대해 불신임, 즉 탄핵을 결의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임 회장 불신임(탄핵) 및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설치 안건 등을 표결에 부칠 임시 대의원 총회 일정을 결정하는 회의를 열어 다음 달 중순쯤 임시 총회를 개최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이변이 없다면 그의 탄핵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추진 의료 개혁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함으로써 의정 갈등을 해소하는 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의협으로서는, 그의 탄핵 처리에 속도를 내고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성실히 임할 합리적인 인물을 선출하도록 해야 한다. 새 회장 선출 전까지 활동하게 될 비대위는 의정 갈등 해소에 박차를 가해 의료시스템 정상화 기틀을 다짐으로써 국민 모두가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누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가 탄핵될 경우 의협과 각을 세워 온 전공의들은 의협 새 집행부와의 대화에 적극 참여해 사태 해결 방안 마련에 동참하기 바란다. 이를 계기로 의료계가 통일된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와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속히 여건을 정비해야 한다.
때마침 7개 종교단체 대표들이 모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가 의정 갈등 중재안을 내놨으니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기 바란다. 더 이상 국민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종교계 입장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조속히 머리를 맞대고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무너진 의료서비스를 서둘러 복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