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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건져 올린 듯한 세포를 닮은 아니카 이의 '방산충' 연작은 전시 공간에 부드럽게 물결치듯 매달려 있다. 섬세하게 짜인 광섬유 표면을 따라 빛의 파동이 깜박이면 내부에 있는 기계장치가 드러난다. 이 기계 생명체는 인공물과 유기체 사이의 소통을 상상하는 작가의 '기계의 생물화'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작가는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 처음 등장한 단세포 동물성 플랑크톤인 방산충 류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복잡한 유리 같은 껍질로 유명한 이 원생동물에는 1만5000개가 넘는 종이 있다. 각기 다른 종을 구현해 만들어진 아니카 이의 작품들은 독특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촉수를 리드미컬하게 말거나, 아코디언처럼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관람자에게 심장 박동을 연상시키면서, 유기체와 인공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리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