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 확산에 극강 짠돌이 생활로 대응
향후 상당 기간 유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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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종료된 직후에도 이들의 소비 행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팬데믹 기간 동안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한 억울함에 대한 반작용 탓에 돈을 물 쓰듯 사용하는 이른바 보복 소비가 한동안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복 소비가 대유행한지 고작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다. 상전벽해라는 말을 써도 좋을 정도가 아닌가 싶다. 보복 소비 대신 보복 저축이 MZ 세대들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어느 정도인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한달 지출을 300 위안(元·5만8200 원)으로 줄이거나 하루 식사 비용으로 10 위안을 초과하지 않게 하면서 보복 저축에 나서는 방법이 공유되는 현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뜻이 맞는 친구들 여러 명이 모여 저축 목표를 설정하는 '다쯔춘첸(搭子存錢·파트너 저축)' 친목 그룹이 대유행하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의 '거지방'이 존재하는 현실을 상기하면 알기 쉽다. 전국적으로 최소한 수십만여개의 그룹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MZ 세대들이 과거의 미친 듯한 소비 대신 보복 저축에 들어간 것은 역시 경악스럽다고 해도 좋을 가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금융권에서나 사용됐던 첸황(錢荒·돈맥경화)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이들에게도 보편화되고 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베이징의 30대 초반 MZ 세대인 중국어 강사 리샤오밍(李曉明) 씨가 "내 주변에는 주머니에 돈이 넘쳐나는 지인들이 없다. 모두들 돈가뭄에 고생하고 있다"면서 한숨을 내쉬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여기에 시간이 갈수록 고공 행진의 경향을 보이는 청년 실업 현실도 꼽아야 할 것 같다. 20대 전후의 실업률이 20% 전후를 헤아린다면 분명 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다고 해야 한다. 보복 소비를 대체할 MZ 세대들의 보복 저축이 중국 경제의 비극이라는 결론을 내려도 무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