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저수지, 영광 내 농경지 절반가량 급수 중
여수로, 예·경보시설, 수문 설치… 치수량 3배↑
장성호, 둑높여 재해대응력 강화… 담수량 1억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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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전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불광저수지'. 한국농어촌공사 영광지사는 2018년부터 '치수능력확대사업'을 통해 총 사업비 약 730억 원을 들여 저수지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들어간 현장은 공사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재 공사율은 98%로 다음달 18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원격으로 여닫는 것이 가능한 수문 '오리피스 레디얼게이트' 2련은 이미 완성돼 신설 여수로의 수량 조절 기능을 보증하듯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정경훈 농어촌공사 영광지사장은 "불갑저수지는 전남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크다"며 "영광군 전체 농경지의 절반 이상을 급수하고 있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수능력확대사업은 기상이변 및 이상홍수에 대비해 유역면적 2500㏊·저수용량 500만톤(t) 이상 댐(저수지 포함)을 대상으로 보조 여수로 등을 설치하는 작업이다. 즉 '물그릇'을 키워 월류·붕괴 등 재해를 막고 안정성 확보 및 홍수 조절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갑저수지는 국내 마지막 치수능력확대사업 대상지다. 저수지는 1926년에 만들어져 곧 '100세'를 앞두고 있다. 물을 담는 유역면적은 4680㏊, 관개면적은 3218㏊에 달한다. 총 저수량은 1740만㎥로 유효저수량은 1520만㎥다.
사업을 통해 마련되는 측수로는 국내 최초로 'PK Weir(Piano Key Weir)' 설계가 물넘이 시설에 적용됐다. PK Weir는 'ㄷ'자 모양의 물넘이 시설로 피아노 건반을 닮았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기존 일자 물넘이 시설보다 동일폭 대비 2~3.5배 경제성 및 효율성이 높은 신기술이다.
PK Weir와 너비 9.5m, 높이 6.5m에 달하는 게이트는 불갑저수지 치수능력을 3배 이상 높일 전망이다. 설계는 200년 빈도 홍수량에 120%를 곱해 산출한 '가능최대홍수량(PMF)'을 적용, 초당 최대 약 1700t의 물을 방류할 수 있도록 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기존 농업용저수지(댐)는 용수공급 목적만으로 개발돼 홍수조절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기후위기에 대한 방어능력이 취약해 대규모 인명·재산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재해대처능력 확보 차원에서 공사 관리 저수지에 치수능력확대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상류와 하류에는 강우계·유속계·기온계 등 홍수예·경보시스템이 총 7개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수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일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불갑 랜드마크 '빛담공원'을 조성하는 등 지역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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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높이기사업을 통해 장성호 총 저수량은 기존 9000만t에서 약 1400만t 증가했고, 유효저수량은 8500만t에서 1500만t 늘었다. 제당 길이도 603m에서 620m로 넓어졌고, 높이는 36m에서 38m로 확대됐다.
레디얼 게이트는 기존 3련에서 4련으로 확대됐다. 가장 최근 수문이 열린 것은 지난해 7월로 2개 문이 초당 300t의 물을 방류한 바 있다. 수문 한 개가 완전 개방될 경우 초당 700t의 물을 내보낼 수 있다. 수문이 모두 열리면 불갑저수지 2개 분량의 물이 방류될 수 있다.
장성호는 농업용수와 환경용수를 동시에 공급 중이다. 영농기 평균 70일동안 5600만t을 공급하고, 연평균 309일간 인근 황룡강에 2800만t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때 취수탑에서 흘려보내는 물은 소수력 발전에 이용된다. 연간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은 2972㎽·h로 이는 9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아울러 장성호 인근에는 로컬푸드 매장 및 운동시설 등이 마련돼 있어 관광자원으로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는 불갑저수지에서 구축하려고 하는 관광네트워크 모델이기도 하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치수능력사업 등은 이상기후에 따른 호우에 대비해 예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지만 해당 시설을 사용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이젠 가뭄에 대한 대비 만큼 홍수 대처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