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땐 보호무역주의 등 어려움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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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이제 고환율이 통화정책 고려요인 됐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86.5원으로 전거래일보다 1.5원 올랐다. 9월 말(1318.6원)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70원 가까이 뛰어오르며 1400원 선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최근 환율 급등이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등장했으나 '위기의 전조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근본적으로 '트럼프 대세론'이 달러를 밀어올리고 있는데다 중동 불안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친 전 세계적인 달러강세 현상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하면서 재정 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민자 유입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도 뛰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환율 급등에 한국 경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번 고환율은 달러 강세에 따라 강세 기간이 장기화된 것"이라며 "지난번까지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다시 (통화정책의) 고려 요인이 됐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심리적 저항선 1400원 뚫릴까… 트럼프 앞에 '환율 비명'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 1400원'은 우리 경제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린다. 과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우리 경제를 뒤흔들었던 시기인 만큼 시장이 느끼는 공포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문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체질에서는 고환율과 미국발 정치 리스크가 지독한 몸살을 불러왔다는 점이다. 시장 안팎에선 '트럼프 2.0' 시대에 들어서면 환율이 1450원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관세를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표현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모습이 달러 강세압력을 확대했다"면서 "미국 대선 이후 시장에 잔존해 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환율 방향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환율은 1300원대 중후반에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전망"이라고 했고, 진옥희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의 당선 시 환율이 최대 14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