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으로 '일자리 부족' 가장 많아
전문가 "대기업보다 중기 더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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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채용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좁아진 취업문 앞에서 대다수의 청년들이 구직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 청년들의 '소극적 구직'은 사회 전반의 노동력 감소와 공동체 성장의 장애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졸업생 29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수료·졸업생 10명 중 6명이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극적 구직자 비중(60.5%)은 구직활동 실태에 대한 응답 중 △의례적 구직(30.9%) △거의 안 함(23.8%) △쉬고 있음(5.8%)을 합한 수치다. 특히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 △경력직 선호 등 신입채용 기회 감소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 등 '일자리 부족'과 관련된 응답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언론사 취업을 꿈꾸는 20대 후반의 박모씨는 하반기 채용을 자포자기한 상태다. 상반기에 3번의 정규직 채용에 응시했으나 필기 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역량 부족인가 싶어 인턴 모집에도 여러 차례 지원했으나 서류 심사의 벽도 넘지 못했다.
박씨는 "지금은 인턴도 '금턴'인 시대"라며 "요즘 정규직에 취업하려면 직무 경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데 인턴 채용조차 쉽지 않다. 오히려 인턴을 위한 '스펙 쌓기'도 해야 할 지경이라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상당수의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년들의 소극적 구직이 장기화될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인력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강사빈 청년나우정책연구소장은 "청년들의 소극적 구직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큰 타격이 있다. 이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은 청년들이 구직하지 않으면 대기업과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이들의 구직 포기는 중소기업이 강소·중견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사다리를 없애는 것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 성장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