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큼 많이 못 사 먹는다"…짧은 인상 주기 지적
더 가파르게 오르는 원재룟값…프랜차이즈까지 위협
전문가, '컵밥거리'처럼 지자체 여건 조성 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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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오께 서울 강남구 강남역 앞에 있는 한 붕어빵 가게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29)는 고물가 시대에 간식 하나 사 먹기 망설여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퇴근 때마다 붕어빵 몇 개 사 먹으려다가도 가격표를 보고 그냥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는 것이다. 김씨는 "물론 엄청 비싼 건 아니지만 예전 가격을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에 풍성하게 즐기던 '길거리 간식'마저 고물가 파도에 휩쓸리게 됐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격 상승 주기가 체감상 너무 잦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서울 일대를 돌아보니 붕어빵 가격은 대개 '3개 2000원'으로 형성돼있었다. 작년 이맘때는 '3개 1000원'으로 기억하는 시민들에겐 가격 부담이 두 배로 커진 셈이다. 서울 강서구 염창역 앞 붕어빵 가게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예전에는 4개 1000원 하다가, 어느새 3개 1000원으로, 지금은 3개 2000원까지 올랐다. 다 오르는 추세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예전만큼 많이는 못 사 먹는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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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호떡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권모씨도 "밀가루도 두 배 오르고, 설탕은 세 배 올랐다. 호떡 하나에 1000원 받는 것도 싸게 받는 건데, 왜 이렇게 비싸졌냐는 핀잔을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붕어빵을 비롯한 겨울철 길거리 간식들의 가격이 빠르게 오른 이유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크다. 한국물가정보가 겨울철 간식거리인 붕어빵·풀빵·계란빵·호떡 등의 주재료를 선정해 조사한 결과, 2022년 12월 기준 5년 전과 비교해 49.2%가 증가했다. 특히 붉은 팥은 2017년 3000원에서 2022년 6000원으로 두 배 늘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봐도 올해 10월 셋째 주 기준 밀가루(곰표 중력 밀가루 1kg) 가격은 평균 1945원으로, 전년 동기(1834원) 대비 6% 올랐으며, 식용유는 전달 대비 이달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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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소상공인 보호와 동시에 겨울철 우리나라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길거리 간식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노량진의 '컵밥거리'처럼 지자체에서 여건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자체나 정부 차원에서 생업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여건들을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며 "일정한 시간대와 장소 등을 조성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더 나아가 상설로 업을 할 수 있는 공간적으로 기회를 주는 방안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대부분 영세 사업자이기도 하고, 추운 겨울에 붕어빵 등 겨울 간식에서 받는 위로도 있기 때문에 문화를 지켜야 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며 "지자체에서 사업자들에게 지원하면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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