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커피 수요 전세계 최고 수준…‘홈카페족’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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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한 스타벅스 매장. 점심시간을 맞아 매장 안에는 음료를 손에 든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다음 달 적용될 음료 가격 인상 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 손님은 "다음 달부터 음료값이 또 오른다니, 이러다 한 잔에 금방 만 원 되는 거 아니에요?"라며 농담 섞인 말을 던지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공감하듯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고물가로 인해 외식비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마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스타벅스는 논 커피류 아이스 음료 11종의 톨 사이즈 가격을 200원 더 올릴 예정이다. 스타벅스 측은 이번 인상에 대해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미 몇 달 전 일부 커피 음료가 인상된 데다 다른 음료마져 오른다는 소식으로 소비자들의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는 "(스타벅스는) 기프트카드 선물 받았을 때 주로 올 것 같다"며 "너무 비싸져서 이제는 주로 회사에 비치돼 있는 커피머신을 사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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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직장인 박모 씨(37)도 "딸이 좋아하는 음료값이 올라서 자주 사줄 수 없을 것 같다"며 "이제 네 식구가 스타벅스에 한 번 오면 3만 원을 넘게 써야 하니 부담스럽다"고 했다.
한국인의 커피 수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세계 평균(152잔)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이는 2018년 363잔에서 연평균 2.8%씩 증가한 수치로, 올해 기준 미국인 1인당 소비량인 318잔보다도 80잔 이상 많다.
이같이 커피 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집에서 커피를 즐기려는 '홈카페족'이 늘고 있다.
이날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 마트에서는 '홈카페'를 즐기기 위해 캡슐과 원두를 사려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트 관계자는 "올해 들어 캡슐 커피와 원두 매출이 전년 대비 15~20% 증가했다"며 "캡슐, 원두, 드립 등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트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 씨(23)는 "앞으로 평소엔 캡슐 커피로 대신하려고 한다"며 "특히 세일할 때 많이 사두려 마트에 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