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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침묵을 유지해 온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SNS 활동을 재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줬으면 그만이지'라는 책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김장하 선생의 삶을 담은 이 책을 소개하며 "인품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책을 통해 이 시대에 이런 어른이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이 딸 다혜 씨 사건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갑자기 책 소개를 하는 것이 국민적 정서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도 유튜브 채널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서 "참 동문서답 혹은 유체이탈도 이런 화법이 있었구나"라고 직격했다. 홍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잊혀지고 싶다 했지만 얼마나 그동안 SNS를 많이 했나? 그런데 정작 본인의 딸의 음주운전 사고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고, 환치기 의혹이나 제주도와 영등포에서의 불법 숙박 호스트 문제, 전 남편 불법 취업 문제와 부인 김정숙 여사 문제 등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야권에서도 다혜 씨 사건을 두고 선을 긋는 모양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8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조사 받고 그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한다는 주장엔 "나중에 문 전 대통령이 말씀하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은 해당 사건과 무관한 '책 소개'에만 집중한 채 해당 사건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혜 씨는 음주운전, 차량 과태료 체납과 압류, 불법숙박, 전 남편의 타이이스타젯 불법 취업, 출처가 불분명한 입금 문제 등 수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다혜 씨의 불법 숙박업소 운영 의혹과 관련해 다혜 씨 소유 오피스텔 CCTV를 확보했다. 다혜 씨는 지난 2021년 6월23일 영등포역 인근 오피스텔을 매입해 입주하지 않고 공유형 숙박 플랫폼을 이용해 숙박업소로 운영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오피스텔은 주거용 건물이기에 숙박업소로 등록할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22일 구청 관계자들이 현장 실사를 나가기 직전까지도 투숙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다혜 씨가 지인을 통해 오피스텔 내부를 정리한 모습이 포착됐다. 중년 여성 A씨는 이날 오후 다혜 씨 소유 오피스텔 안에 들어가 약 한 시간 후 나왔다. A씨는 이 곳에서 짐 여러 개를 들고 나와 일부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머지는 차에 실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해당 매체와 통화에서 "청소부 등으로 고용된 관계는 아니고 문 씨와 사회에서 만난 지인"이라며 "계절이 바뀌니 문씨가 이불을 교체해 달라고 해서 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책 소개보다는 딸 다혜 씨에 대한 입장 표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가족의 일은 회피한 채, '인품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발언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이제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딸의 도덕적 잘못에 대해 고개를 숙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