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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정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3년 산림청에서 정원 치유 효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과 불안은 40% 넘게 감소하고 활력과 삶의 만족도는 15% 이상 높아진다고 나타났다. 정원은 자연을 활용한 문화예술 작품이자, 자연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특별한 공간이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명의 근원인 자연을 찾게 된다.
영등포의 쇳가루 날리는 낡은 구도심 이미지를 꽃향기 가득한 젊은 도시로 바꾸기 위해 지난 5월 '문래동 꽃밭정원'을 개장하고, '정원도시 영등포'를 향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문래동 꽃밭정원 부지는 재일동포 출신 애국기업인인 고(故) 서갑호 회장이 세운 방림방적이 2001년 영등포 발전을 위해 공공기여한 땅이다. 그동안 자재창고와 가림막으로 꽉 막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올해 5월 열린 공간이 되어 23년 만에 구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우리 어머니와 누이들이 땀 흘리던 방직공장 터가 세월이 흘러 꽃과 나무가 가득한 꽃밭정원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곳은 정원도시의 출발점이자 영등포의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문래동 꽃밭정원을 시작으로 영등포 구석구석에 꽃과 나무를 심어 도심 속 생활정원을 만들고 있다. 구민들이 많이 찾는 구청 앞 당산공원에는 '이끼정원'을 조성했다. 산소 발생과 탄소저감 효과가 큰 이끼정원에 오면, 제주도 곶자왈 같은 원시 숲속에 있는 듯한 신비한 분위기와 청량함을 느낄 수 있다. 여의도 자매공원에는 샛강역에서 버려지는 지하철 유출수를 활용해 '물길정원'을 만들었다. 물 부족 시대에 자원순환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실현한 모범사례다. 문래창작촌 골목길에는 '골목정원'을, 어린이집·학교·경로당에는 연령대에 맞는 특색 있는 '테마정원'을 조성해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정원을 만들고 있다.
또한, 도로변·교차로·보행로 등 거리 곳곳에 작은 정원을 조성해 영등포 전체를 연결하는 녹지 산책길을 만들고 있다. 목동교에서 국회의사당으로 이어지는 국회대로는 8차로를 6차로로 축소해 가로숲과 테마길을 조성하고 있으며,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시 설계 단계부터 단지와 단지를 연결하는 자연 친화적 보행로인 '그린웨이(Green way)'를 구축해 구민들의 힐링과 소통 공간으로 가꾸어 나갈 예정이다.
영등포는 한강과 안양천을 끼고 있는 수변 도시다. 영등포가 가진 매력적인 천혜 자원을 활용하여 수변 생태정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양평교와 목동교 사이에는 하천의 생태 환경을 개선하고, 전망 테라스와 카페, 쉼터도 만들 예정이다. 안양천 제방 산책로에는 맨발 황토길을 만들어 구민들의 건강도 챙기고 있다.
이와 함께 구민이 스스로 가꾸는 반려정원 개념을 도입해 마을정원사를 양성하고 있다. 정원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싹이 돋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진다. 반려동물처럼 정성껏 돌보지 않으면 금세 잡초가 무성해지거나, 꽃이 시들어 버린다. 구청에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구민들이 자기 집 정원을 돌보듯 함께 가꿔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영등포공원과 문래동 꽃밭정원에 정원문화센터 2곳을 개장해 마을정원사를 양성하고 있다. 정원 여가 문화가 구민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정원 녹화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마을정원사 활동에 감사드린다.
정원에서 보내는 한 시간은 천국에서 보내는 한 시간과 같다. 정원은 단순한 녹지가 아니라 정서적 위안을 주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잊게 하는 작은 천국과 같은 공간이다. 꽃 한송이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하는 것처럼, 삭막한 도시에서 정원은 큰 힘을 발휘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터전이 되도록 '정원이 일상이 되는 도시, 건강 힐링도시 영등포'를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