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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걸크러시’ 이선정·조주연·안정은, 구원투수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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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4. 10. 27. 14:29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 올해 '4조 클럽' 가입 눈앞
홈플러스 조주연 대표, 혁신 마케팅으로 브랜드 재정비
11번가 안정은 대표, 3~9월 오픈마켓 연속 흑자 달성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horz
왼쪽부터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 홈플러스 조주연 대표, 11번가 안정은 대표.
CJ올리브영 이선정, 홈플러스 조주연, 11번가 안정은 대표가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수적인 유통업계에서 이들은 유리천장을 뚫고 위기의 상황에 대표이사를 맡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여성 특유의 세심함을 앞세워 소비자의 민감한 부분까지 챙기며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시점에 수장에 오른 '여성 CEO 3인방'이 성과를 내며 걸크러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CJ올리브영의 이선정 대표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 대표는 CJ올리브영 최초 여성 대표이자 1977년생으로 최연소 대표 타이틀을 거머쥐며 2022년 10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취임 초반 우려도 컸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신의 한수'로 통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금융시장 침체로 소비시장마저 위축되며 IPO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강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 과제를 안고 수장에 오른 그는 2022년 2조7809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3조8682억원으로 끌어올렸고, 올해 4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매출 2조28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3%가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리브영에서 MD팀장, MD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치며 '상품기획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취임 후 올리브영의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홍대와 명동 등 주요 상권에 매장을 확대하고 도심형 물류거점을 세워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통한 매출 증대에도 나서고 있다.

IPO 시장만 활성화된다면 CJ올리브영의 IPO 성공은 거뜬하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도 조주연 대표를 맞으며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월 결산법인이 홈플러스는 2023년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총 매출이 6조9315억원으로 전 회계연도(6조6006억원)보다 약 5%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1994억원으로 608억원으로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과 매장 수가 3개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손실 개선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리뉴얼을 통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전환과 온라인 매출 성과가 주효했다. 조 대표는 자타공인 '마케팅 전문가'다. 올해 사장에 승진할 당시 홈플러스는 조 대표에 대해 "과감한 '선제적 투자' 전략을 통해 모든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며 확고한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조 대표는 마케팅 부문 부사장 재직 당시 '25살 신선한 생각' 브래드 캠페인, '물가안정 프로젝트' '당당치킨'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등 홈플러스 브랜드 재활성화를 추진했다.

또한 온라인몰에도 공을 들이며 흩어진 멤버십을 하나로 합쳐 '홈플 원(ONE) 등급제'로 바꾸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AI개인화 추천 서비스와 맞춤배송 서비스로 매출 증대를 이끌고 있다.

모회사인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하며 강제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11번가는 무조건 수익성 개선이 제1 과제다. 힘든 시기 11번가의 방향타를 잡은 안정은 대표는 그런 면에서 적임자다. 야후코리아 입사를 시작으로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프로덕트 오너(PO) 실장, LF e서비스기획본부장을 역임한 그는 한마디로 이커머스 기획 전문가다.

11번가에서도 버티컬 서비스와 전문관 운영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실적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올 3월부터 9월까지 11번가는 주력 사업부문인 오픈마켓에서 7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0억원 이상 개선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불거진 e커머스 대규모 정산사태가 11번가로서는 기회다. 피해 중소상인들의 기획전을 열어주는가 하면 안심정산 등 정산시스템 강화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얻으며 도약의 발판을 삼고 있다. 11번가는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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