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매체 BFMTV는 23일(현지시간) 생말로에서 단기임대 제한 선례가 세워졌다고 보도했다. 생말로는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에 위치한 도시로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다. 생말로엔 12세기 세워진 성곽이 구시가지를 감싸고 있어 '요새도시', '중세도시'라고도 불리며 관광객들을 이끈다. 생말로의 독특한 매력 덕분에 인구 4만5000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를 찾는 연간 관광객은 250만명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생말로에 거주하는 인구는 4만5000명이지만 여름이 되면 단기 임대 거주자가 유입돼 주민 수가 20만명까지 급증하기도 한다. 바다와 마주한 작은 마을이라는 지리적 특징과 성곽도시라는 특이점 때문에 생말로 구시가지는 개발이 어렵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치솟는 인기에 여름에만 반짝 머무는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졌다. 따라서 최근 몇 년간 생말로에서 생계를 유지하며 거주하는 주민이 밀려나고, 관광객을 위한 단기 임대 숙소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2019년 생말로는 프랑스에서 주민 한 명당 에어비앤비 형태의 단기임대 숙소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실제로 생말로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주민이 거주지를 잃은 것뿐만 아니라 임대업이 성행하며 생말로의 부동산 가격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생말로의 부동산 가격은 최근 5년 사이 41%나 올랐다. 결국 2020년 생말로 시장 선거에서 선출된 우파 성향의 질 루톤이 단기 숙소임대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칼을 빼 들었다.
루톤은 시장으로 선출된 이후 생말로에 지역구당 단기 임대 할당 제도를 도입했다. 생말로 도시 내에서 구별로 단기 임대할 수 있는 숙소 수에 제한을 둔 셈이다. 아울러 단기임대 전문업자가 아닌 개인만 주거목적 부동산을 임대용으로 전환할 수 있게끔 제한했다.
루톤의 강력한 임대제한 조치에 뿔난 일부 임대 전문업자와 개인 임대인들이 생말로시가 속한 렌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러나 최근 렌법원이 해당 소송을 기각하면서 생말로시의 손을 들어줬다. 관광업계에서 비교적 신생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단기임대 서비스에 선례가 세워진 셈이다. 루톤 시장은 "단기임대 제한 조치가 세워졌지만, 생말로는 여전히 관광객들을 환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