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종목 리포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인데요. 그간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미래에셋, NH투자, 삼성증권 등과 같이 대형 증권사들을 분석한 리포트만 발간해왔던 행보와는 다소 이례적인 모습입니다.
그동안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자기자본 10위권 이내 증권사들 중심으로 리포트를 작성해 왔습니다. 실제 현재까지 자기자본 10위 이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총 332개의 리포트가 발행됐는데, 이중 키움증권이 74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미래에셋(64개), NH투자증권(64개), 삼성증권(61개), 한국금융지주(59개), 대신증권(10개)이 뒤를 이었는데요, 교보·유안타·신영·DB금융투자에 대한 리포트가 올 하반기 들어 처음 발간된 점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리포트 양극화 현상이 한편으론 이해도 됩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입장에선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수익도 신경 써야하기 때문이죠. 시장 주목도가 높고 돈을 끌어올 수 있는 기업에 조금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로부터 외면 받는 것과 똑같은 논리죠.
여의도 바닥에 공고히 자리 잡혀 있는 이 같은 경제논리를 깨고 중소형 증권사 분석 리포트들이 나오자,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선 환영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보 격차가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인데요.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정보들이 여태껏 시장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자 관심 제고와 함께 이들 기업에 대한 기업 가치 제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리포트에 각 사의 펀더멘털에 따른 실적 및 주가 전망치, 주주환원 수준 등이 제시되고 공유됨으로써 투자자 유인을 도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좋은 펀더멘털을 가졌음에도, 분석된 정보가 없어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중소형사들 입장에선 밸류업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죠.
중소형 증권사들도 이를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증권사 역시 상장사이기 때문에 분석 리포트를 발간해준다면 다양한 투자 정보들이 시장에 노출될 수 있고, 투자자들도 이 과정에서 좋은 종목을 발견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또 그간 규모에 밀려 시장으로부터 소외돼 온 점에서, 관심을 가져주고 분석해주는 것만으로도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중소형 증권사들까지 관심을 확대하길 바라봅니다. 시장 집중도가 높은 종목들만 찾기보단, 정보 부재로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 집중도가 낮은 종목들을 찾는 노력도 필요해보입니다. 이 또한 밸류업 취지와 부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여러 중소형 증권사들의 분석을 담은 리포트가 시장에 공유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