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관여·지시 없었지만 의심스러운 것 사실…재판부 잘 판단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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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4일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두 번째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선거에 도움될 수 있도록 유력 정치인 배우자를 돈으로 매수하려한 범행으로 그 금액과 상관없이 죄질이 중하다"며 이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수회 걸친 공판에서 드러난 통화내역, 녹취록 등 상식과 경험칙에 따르면 김씨의 사전 지시나 승인없이 사적 수행비서인 배모씨가 이 사건 식비를 결제했을 리 없다"며 "김씨는 현재까지 지켜지지도 않은 '각자 결제' 원칙만 되풀이하고, 본인의 결백을 입증할 그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치적 중립성을 준수해야 할 공무원 배씨를 이용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공무원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버리게 했음에도 김씨는 10년 간 자신을 따르고 섬긴 배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하급자에게 책임을 몰고 자신을 빠져나가려는 행태 역시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씨의 변호인 김칠준(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는 "적어도 김씨가 사건 당일 타인의 식대를 대신 결제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김씨는 당시 제보자가 이 자리에 와서 결제를 하는 등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녹취록 등에 따르면 제보자가 이러한 사실을 김씨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했던 사실 역시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기일에서 배씨가 법정 증언하는 태도나 내용에 비춰 김씨가 배씨와 은밀하게 모든 것을 공유, 공모, 상의하는 관계가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김씨는 정치인의 아내지만 한편으로 일반 주부였다. 선거 때 후보 부인으로서 캠프에서 정해진 일정대로만 수행한 바,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식비를 어떻게 결제할 것인가는 김씨가 알아서 챙기고 결정할 사안은 전혀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는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고, 배씨에게 (식비를 결제하라고) 시키지 않았지만 제가 생각해도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판부가 잘 판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앞으로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조그마한 사건도 만들지 않겠다. 저를 보좌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달 1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김씨의 재판은 지난 7월 25일 변론이 종결됐으나 1심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2일 재판부가 증언 신빙성 판단을 위해 김씨를 비롯한 수행원들의 금융정보를 받아보겠다며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다. 검찰은 앞서 진행된 김씨의 첫 번째 결심 공판에서도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김씨는 2021년 8월 20대 대선후보 당내 경선 당시 수행비서 배씨를 통해 당 소속 국회의원 배우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로 지난 2월 14일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현재까지 "배씨가 결제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