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범죄 수사 장비 한 자리에
국내 기업 해외 진출 기회 마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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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0시 4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1층에서 만난 음성인식 기술 개발 전문기업 엘마인즈 관계자는 '비명인식비상벨'을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기자에게 이같이 설명했다.
엘마인즈가 개발한 비명인식비상벨은 남, 여, 어린이 노약자 목소리 모두 인식할 수 있다. 비명으로 인식하는 건 '사람 살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다. 야외에서는 5~10m, 실내에서는 10~12m, 지하주차장에서는 20m까지 인식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비상벨을 누르지 않아도 소리만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CCTV가 없는 곳이나 범죄 발생 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도 경찰에게 연락할 수 있다. 주변에 큰 소음이 있어도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엘마인즈 관계자는 "비명을 지르지 않고 비상벨도 누르지 않고 경고음이 울리면 경찰 연락이 가도록 하는 비상벨"이라며 "동시에 경찰 뿐 아니라 보안업체, 가족에게도 연락을 해 보다 정확한 위치가 송신된다"고 말했다.
다른 긴급구조 탐색기술도 시선을 끌었다. 와이파이와 같이 무선 신호를 활용해 근접한 위치를 탐색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요구조자를 정밀하고 신속하게 탐색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은 실종자(치매노인, 유아), 자살 기도자, 가출청소년 등 긴급구조 요청시 적용된다. 지난 2022년 도봉경찰서와 지난해 파주, 관악 송파, 성남 중원, 서천, 구미 등 6개 경찰서에서 3개월간 구조한 사례만 55건이었다. 경찰은 정밀탐색기가 다세대 주택가나 숙박시설처럼 수색 대상의 위치를 명확히 하기 어려운 경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오투정보기술 관계자는 "현재 (긴급구조 탐색 기술은) 112 긴급 신고 시에만 활용할 수 있다"며 "실종이나 구조 등 가족폭력으로 신호가 끊겼을 때 (요구조자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정밀 탐색기를 고속 이동체에 달아 제주도나 해변가 등에서도 실종자를 찾는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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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독일, 싱가포르, 일본 등 20여 개국의 경찰 대표단과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1:1 수출상담회가 열리는 한편, 남미 지역 치안 강화를 위한 '도시 안전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미주개발은행 및 중남미 지역 고위급 경찰 관계자를 초청해 국내 기업과 만남을 주선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중남미 지역 진출도 지원한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부대 행사도 이어졌다. 이날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인터폴 사무총국과 함께 제1회 '인터폴 미래치안회의'가 열려다. 이 회의에는 위르겐 스톡 인터폴 사무총장, 아흐메드 나세르 알라이시 인터폴 총재 등 인터폴 관계자를 비롯해 캐나다, 일본, 독일, 아랍에미리트 등 전 세계 37개 국가 90여명의 치안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수사 학술대회도 열렸다. 국내에서는 과학수사 관련 기관 및 대학 등이 참석하고, 해외에서는 인터폴, 미국 연방수사국(FBI), 미국 육군범죄수사국(CID) 등 법집행기관과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대학의 과학수사 전문가들이 자리를 빚내기도 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오늘날 인공지능은 과학수사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어 그 활용과 대응 등 가능성에 관해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과학수사의 도구로서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 방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그로 인한 잠재적 위험과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