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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정부, 국가개혁 탄력 받나…아르헨 국세청 첫 수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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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4. 10. 23. 10:52

ARGENTINA-POLITICS/MILEI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로이터, 연합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주도하는 국가개혁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큰 정부의 펴주기 정책에 익숙한 아르헨티나에서 작은 정부에 대한 지지가 쇄도하면서다.

채날9 등 현지 언론은 22일(현지시간) "밀레이 정부가 전날 공식 발표한 국세청 개혁에 지지가 빗발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TV가 취재한 국세청 지방사무소 앞에는 "부패한 국세청은 이제 사라져라" "국세청을 아예 민영화해도 좋겠다" "유령공무원 3000명아, 이제 아디오스(스페인어 작별인사)"라고 적은 종이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간밤에 개혁을 지지하는 작은 촛불집회도 열린 듯 타다 만 촛불도 여럿 발견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날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국세청 개혁을 공식 발표했다. 대변인은 "이제 기존의 국세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는 사실을 발표할 수 있게 돼 매우 행복하다"며 국세청 개혁을 공식화했다.
국세청의 기관명을 '공공수입청(AFIP)'에서 '세금징수·관세청(ARCA)'으로 변경하고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를 단행한다는 게 개혁방안의 핵심 내용이다. 대변인은 "국세 징수와 통관을 전담하는 국세청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겠지만 고위직 48%와 하위직 31% 등 34% 인력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또 전임 정부 때 불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발된 3155명 국세청 신임 직원에 대해선 재배치, 직위해제 또는 해고 등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런 공무원은 실제 근무하지 않으면서 급여만 받는 경우가 많아 아르헨티나에선 세칭 '유령 공무원'으로 불리곤 한다.

또한 국세청의 터무니없이 높은 고액 연봉에도 대수술을 예고했다. 대변인에 따르면 현재 국세청장의 월급은 3200만 페소로 미화 3만2500달러(약 4490만원)에 이른다. 10월 현재 최저임금이 300달러(27만 페소)를 밑도는 아르헨티나에서 일반인은 상상조차하기 힘든 꿈의 월급이다. 국세청장 바로 밑 고위급 간부의 월급도 1700만 페소로 장관급 월급 400만 페소보다 4배 이상 많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세청장의 월급을 장관급으로 낮출 것이라며 고위급 월급 삭감과 인력감축을 통해 국세청 연간예산 64억 페소(약 65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경제의 병으로 재정적자를 지목하고 대대적인 긴축을 단행하겠다며 전기톱 퍼포먼스를 벌이며 선거운동을 벌여 세계적 유명세를 얻은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후 정부부처를 18개에서 9개로 확 줄이는 등 작은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감축은 필연적으로 동반되고 있다. 집권 4년간 연방공무원 수를 12% 늘린 좌파 전임 정부와 대조적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세청 개혁의 이유로 △큰 정부에서 작은 정부로의 변신 △불필요한 인력의 감축 △전문화 및 효율성 강화 △특권 폐지 △부정부패 여지의 원천제거 등을 꼽았다.

한편 현지 언론은 "강력한 긴축으로 불황이 심화돼 일부 여론조사에선 밀레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다수 국민이 국세청 개혁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곧 출범 1년을 맞는 밀레이 정부의 개혁에 새로운 동력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분석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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