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파크 수 놓은 '제1회 한미친선문화축제' 바둑대회·K푸드·국악·K댄스 어우러진 문화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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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야외 공연장 럼지 플레이필드에서 서효석<오른쪽> 호국문화예술위원회 초대 이사장(편강한의원 대표원장)이 문도원 바둑기사와 시범대국을 펼쳤다. 바둑판의 울림과 함께 배종훈 감독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편강한의원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청명한 가을 하늘 빛 그대로 였던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 공원은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애견인들, 공원 둘레를 따라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과, 관광객을 태운 마차 등으로 북적였다. 그 혼잡을 뚫고 도착한, 나지막한 언덕 위의 야외 공연장 럼지 플레이필드도 오전부터 인파로 분주했다. '제1회 한미친선문화축제'의 서막을 연 바둑대회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부터다.
이날 바둑대회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해 기획된 행사로, 센트럴 파크에서 바둑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최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린 바둑대회에는 남녀불문·국적불문 200여 명이 참여해 진지한 대국에 임했다. 가능할까 싶은, 어른과 아이의 대국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바둑대회 종료 후 점심으로 김밥과 컵라면 등 K푸드를 맛본 참가자들은 럼지 플레이필드 공연장 곳곳의 객석을 채우기 시작했다. 저녁 7시 시작될, 한미친선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음악회 관람을 위해서다. 이날 음악회 총감독은 조수미씨의 미국 카네기홀 공연을 맡았던 배종훈 감독이 맡아 행사의 무게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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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은 공연장 단상의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고, 무대 단상 위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자리 잡자 배 감독이 지휘석에 올라섰다. 미국 국기 성조기가 스크린에 잡힘과 동시에 배 감독의 힘찬 지휘에 따라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연주됐다. 이어 대한민국 국기 태극기와 함께 애국가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재미동포들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했다. 다채로운 음악공연이 이어지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국악인들의 공연이 끝나자 74년 전 오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사진이 무대 정중앙 스크린에 잡혔다. 한복으로 의관을 정제한 노신사가 단상에 올라 관객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번 행사 기획부터 지원까지 모든 것을 아끼지 않은 서효석 호국문화예술위원회 초대 이사장(편강한의원 대표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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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이사장은 역시 한복을 차려입은 문도원 바둑기사와 시범대국을 펼쳤다.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가 타이틀전 1차전을 펼친 바둑판을 기념대국 바둑판으로 사용했다. 바둑돌이 바둑판에 올려질 때마다 나는 울림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아리랑이 연주되는, 바둑과 음악의 5분간의 향연에 관람객들은 숨죽였다. 어느덧 중반을 넘어선 음악회는 K댄스 등 흥을 돋우는 다채로운 공연과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속에 시나브로 마무리됐다.
16일 오전.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는, 뉴욕의 상징적 장소이자 '세계의 중심'으로도 통하는 타임스스퀘어에서 서 이사장과 문 기사는 한미친선문화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이벤트인 바둑 시범대국에 나섰다. 한복을 곱게 갖춰 입은 두 사람은 타임스스퀘어 한 복판에 자리한 뒤 오가는 인파 속에서 진지하게 바둑을 뒀다.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오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흥미롭게 퍼포먼스를 함께 했다. 이날 대국 이벤트는, 바둑사랑이 남다른 바둑인으로서의 욕심이기도 하지만, 바둑을 통해 미국인의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료인으로서의 사명도 작용했다. 바둑 저변 확대를 위해 인파 속으로, 현장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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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 호국문화예술위원회 이사장과 문도원 바둑기사가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뉴욕 중심가 타임스스퀘어에서 시범대국을 하고 있다. /김시영 기자
서 이사장은 "바둑은 마인드 스포츠이기 때문에 뇌를 쓰면 치매가 예방된다"며 "바둑을 통해 미국인의 치매가 예방되면,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돼 결국 6·5 전쟁 때 미국이 쓴 돈을 갚는 것과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타임스스퀘어 바둑대국을 끝으로 15~16일 오전까지 이어진 제1회 한미친선문화축제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여든을 바라보는 노 한의사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행사가 끝났음에도, 앞으로 할 일을 생각했다. 서 이사장은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친선의 지속을 위해 70여 년 전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처럼, 뉴욕 바둑상륙작전으로,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한미혈맹의 가교로 역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