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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재건축 관련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재건축 조합장의 해임 발의서를 모으고 있다거나 빠른 재건축 추진을 위한 총회를 예고하는 내용 등 다양했다.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올해로 준공 46년 차다. 2002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됐으며 21년만인 지난해 9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현재는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있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조합과 소유자협의회 사이의 내부 소송과 더불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갈등으로 정비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매매 수요도 뜸해졌다. 은마아파트 인근 A공인 대표는 "경기가 안 좋고, 금리는 내린다고 하는데 집값은 계속 올라가 지금은 (매매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부분"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조합설립인가가 났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시 추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뒤이어 있다"며 "이권 다툼으로 소송이 계속되는 만큼 재건축에 대해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대표적인 노후 단지다. 그만큼 건물 사이사이에 보이는 미세한 금부터, 지하 주차장이 없어 사람이 다니는 길목에도 주차된 차들이 가장 눈에 띄었다.
아파트가 낡다보니 거주자들은 생활하는 데 여러가지 불편을 겪고 있다. 은마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50대 주민은 "녹물도 가끔 나오고, 저층은 하수구 냄새가 너무 심하다며 겉은 깔끔해 보이지만 내부 문제가 심하다"며 "하루빨리 재건축 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재건축이 천천히 진행되길 원하는 입주민도 있었다. 은마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40대 주민은 "자녀들의 학교 전학 문제 등에 번거로운 게 싫어 자가가 있는 다른 단지보다는 천천히 됐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은마아파트를 허물 경우 기존에 살던 사람들이 주변으로 이사하면서 전셋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단지 주변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아무래도 지금 전세 입주자분들이 많다"며 "(은마아파트가 철거되면) 살 집이 부족해져 주변 전세가가격이 올라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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