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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 21일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국민이 바라는 바이지만 조 청장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죄를 예방·수사해 공공 안전과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조직된 경찰이 최근 자신들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오히려 법과 윤리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간부들의 비위가 줄줄이 알려지면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22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경찰관 대상 징계는 349번 내려졌다. 이 중 파면(25건), 해임(39건), 강등(18), 정직(112건) 등을 포함한 중징계 비율(55.6%)이 과반을 차지했다. 징계 사유를 보면 성 비위(53건), 음주 운전(50건), 금품수수(23건)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탈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특히 경찰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는 간부(경위~경정)들의 징계 비율이 높다는 점은 경찰 내 비위가 뿌리 깊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서울경찰청은 지난 16일 신임 여직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A 경정을 대기발령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달 초 유흥업소 관계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B 경위의 직위를 해제했다.
완벽한 조직, 완벽한 개인이 존재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권력을 거머쥔 경찰은 국민들이 높은 윤리의식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은 변화해야 한다. 조 청장은 지난 8월 취임식에서 자성을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조 청장은 "더욱 신뢰받는 경찰이 돼야 한다는 과제가 여전히 우리(경찰 조직) 앞에 있다. 조직 내부 논리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과감한 변화도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의 내부 통제시스템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수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위 일체를 점검하고 막는 제도를 보완하고, 채용 제도, 인사 시스템을 개선해 기강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스스로 문제를 드러내고 강하게 도려내 경찰이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도덕 기준을 되찾기를 촉구한다.
내년 10월 21일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행사엔 "연이어 발생하던 비위 문제를 청산하기 위해 자성을 멈추지 않던 동료 경찰들께 감사하다. 경찰은 앞으로도 국민 신뢰에 부합하기 위해 공직 기강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는 경찰청장의 발언이 울려 퍼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