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제안에… 韓 "흔쾌히 응하겠다"
"野 대표와 대화의 문 열어놓은 韓
궁지 몰리는 상황 사전 차단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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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4시간여 앞둔 시점에 공개하면서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긴밀하게 야당 대표와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려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대표가 이 대표와 공조하며 그가 윤 대통령 면담 결과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마이웨이' 행보를 보일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가 그동안 김건희 여사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대응 수위를 높여왔던 건 한 대표가 여의치 않으면 윤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하고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뜻을 담은 일종의 '시그널'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한 대표는 전날 장동혁 최고위원을 비롯한 측근들과 비공개로 만나 자신이 제안한 김 여사 관련 이슈 해법에 대해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예고한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정 관계가 계속 삐걱대는 가운데 야당 대표와 대화의 문을 열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도 민생정치를 위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을 거론하며 한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한 대표가 대통령을 잘 설득해 국정기조 전환을 끌어내고 정치를 살려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삶 전체가 백척간두에 서 있다"며 "두 분의 만남이 요식행위로 끝나지 않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님 오늘 면담을 잘하시고,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 번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있고 약 3시간 만에 '회담에 흔쾌히 응하겠다'는 한 대표의 입장이 나왔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달 1일 첫 양자 회담을 갖고 민생 공통 공약 추진 기구 구성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1일 양당 대표가 첫 회담을 열기로 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회담 성사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엔 한 대표와 이 대표의 '정치적 체급'과 '이해 관계'가 주요 배경으로 거론되는 분위기였다.
'미래 권력'을 노리는 두 사람이 당내 소수 계파와 사법 리스크라는 '약점'을 극복하면서 함께 정치적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손을 맞잡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들의 두 번째 회담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읽히는 듯하다.
시간이 흘렀지만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처한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친한계 단체 모임을 통해 계파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좀 더 키운 것 외에 변화된 게 많지 않다"면서 "다만 두 사람이 앞선 회담에선 '민생'을 키워드로 삼았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의제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