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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했다.
한 대표는 또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세 가지 요구 사항, 즉 대통령실 인적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사항 설명과 함께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도 밝혔다. 아울러 한 대표가 주도적으로 제시한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도 이야기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개혁 정책, 외교안보 정책을 지지하고, 당이 이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 외에 고금리, 고물가 등 민생정책에 있어서 당정대 협력 강화를 말했다는 게 박 비서실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떤 답변을 내놨는지에 대해선 "말씀 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사항을 수용했는지 여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셈이다.
인적 쇄신 공감대에 대해서도 "용산(대통령실)에 확인해 보길 바란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 때문에 이날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직접 이야기한 데 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이날 면담은 한 대표의 정치 노선 변화의 중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면담 결과와 그에 따른 한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면담 후 국회로 돌아오지 않았다. 다만, 그는 윤 대통령과 면담을 끝낸 뒤 측근들에게 '할 말은 다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번 면담을 두고선 국민의힘 내 계파 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면담에 앞서 한 대표 측은 김 여사 의혹에 대한 3대 요구와 의정 갈등 해소 방안에 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용산을 향해 '할 말은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반면 친윤석열계(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권 여당의 대표는 정부와 함께 야당을 견제하고 설득하는 자리"라며 "대통령과의 회동 역시 신뢰를 기반으로 국정운영의 지혜를 모으는 자리이지 담판 짓듯 승부의 결과를 내는 자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친한계가 '김 여사 문제 해결'에, 친윤계가 '당정 관계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요구 사항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가 중요하다"면서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하면 김 여사 특검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워딩은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