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따른 실거주 의무에도 인기
신통기획 용적률 상향 적용, 사업성↑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선경1차 아파트 전용면적 136㎡형은 지난달 4일 45억원(10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앞선 8월 9일 거래보다 3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인근 쌍용1차 아파트 전용 148㎡형도 지난달 23일 직전 거래보다 4억4000만원 상승한 39억4000만원(6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대치동 일대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가 없고, 학군 등의 이유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구축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며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이 향후 '대장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따른 용도지역 상향을 활용해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에서도 역대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도심권과 더불어 서울 3대 업무지구에 속해 있어 은행·증권·보험업계 종사자들 사이에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삼부 전용 175㎡형이 지난 1일 43억5000만원(14층)에, 시범 전용 156㎡형이 지난 7일 35억2000만원(11층), 수정 전용 150㎡형이 지난 2일 27억9000만원(12층)에 각각 매매 거래됐다.
목동에서도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의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아파트 전용 154㎡형은 지난달 29일 32억원(7층)에 손바뀜됐다. 5단지 전용 115㎡형 역시 지난 8일 27억9000만원(12층)에 팔렸다. 4단지 전용 67㎡형도 지난달 역대 최고가를 썼다.
목동 신시가지 일대 아파트 평균 용적률이 120~1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통상 용적률 200% 이하여야 재건축을 진행해 볼 만하다는 게 정비업계 의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성이 뛰어난 셈이다. 일례로 목동13단지의 경우, 3.3㎡당 공사비 800만원을 가정했을 때 전용 98㎡형에서 전용 84㎡형으로 이동하면 2억3696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전용 70㎡형에서 전용 84㎡형으로 평형을 늘릴 경우 약 1억원만 내면 된다.
목동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단지가 노후화됐다는 점만 감수하면 교통·학군·병원 등 모든 기반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향후 10년 뒤의 가치를 예상하고 헌 집에서 고생했다가 새집을 받으려는 이른바 '몸테크'를 시도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치·여의도·목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를 두고 매매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2년의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불가능하다는 점, 근래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 서울 내 공급 부족 우려로 인해 신축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대치·여의도·목동 일대는 전통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에 둔감한 자산가들 사이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단지별로 재건축 추진 경과에 따라 집값 상승 양상에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대체로 재건축 사업이 끝날 때까지 강보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