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 길게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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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호를 이끄는 염경엽 감독은 17일 홈인 잠실구장에서 삼성을 1-0 완봉승으로 제압한 뒤 18일 있을 4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평소 염갈량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염 감독은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믿고 임찬규에 이어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3.2이닝 동안 총 60구를 던지게 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 내내 중요한 경기마다 등판하고 있는 에르난데스를 두고 "내일(18일)은 못 나온다"며 "내일 비 오지 않나. 나는 기상청을 믿는다. 경기 전 비 예보까지 다 참고하고 길게 끌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염 감독의 에르난데스 기용은 도박수였다. 뒤를 보지 않는 전략이었다. 에르난데스를 투입해 3차전을 잡고 기사회생을 했지만 여파로 4,5차전 등판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가 내려 4차전이 우천 취소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하루 쉬고 4차전, 다시 5차전까지 염두에 둔다면 에르난데스가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등판할 수 있게 된다.
기상청은 18일 오후 서울 지역에 많은 양의 비를 예보했다. 우천 순연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만약 경기가 미뤄지면 4차전은 19일 펼쳐진다. 염 감독과 LG가 기상청 예보에 시리즈 운명을 걸었다. LG는 3차전을 잡고 5전 3선승에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가까스로 한숨을 돌렸지만 여전이 벼랑 끝에 서 있는 건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시리즈 향방은 LG 뒷문을 지키는 에르난데스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달렸다. 그 과정에 4차전 우천 변수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