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당정 변화와 쇄신의 기회를 (국민의힘에) 준 것"이라며 "민심을 잘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정권 분노에 대한 민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당 모두 민심을 앞세웠지만 여당은 민심을 "받들겠다"고 했고, 야당은 민심을 "확인했다"고 했다. 여야가 텃밭을 지켰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정치가 여전히 지역별로 갈라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이 선거 후 '민심'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정쟁에 빠지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중요한 문제들이 무엇인지부터 차분히 살펴보고 진정한 해결책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의 폭로, 김건희 여사 총선 개입 의혹 등을 놓고 정쟁에 몰두했는데 이제는 국가적 과제인 의정 갈등 해소, 국민연금 개혁, 저출산 고령화, 소비 진작과 주식시장 활성화, 효율적 양곡 관리 등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 배추 한 포기에 1만원을 넘고,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대출금리가 여전히 7%대에 달해 서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심을 생각한다면 정치권이 지금처럼 무한 정쟁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하루도 상대편을 비방·비판하지 않는 날이 없다. 민주당은 탄핵 중독에 걸려 김 여사 관련이면 무조건 탄핵으로 몰고 간다. 법도 민주당 입맛대로 만든다. 국정감사 증인도 민주당에 유리하고 국민의힘에 불리한 증인만 부른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다. 민생을 생각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이번에 치러진 구청장과 군수 선거가 여의도 정치의 복사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재 정치권 관심사는 탄핵과 특검이다. 한쪽은 밀어붙이고, 한쪽은 방어에 정신이 없는데 민생과 함께 간과해선 안 될 문제가 바로 북한 핵 위협 등 안보 문제다. 이는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죽고 사는 생존 문제인데도 진지한 논의는 실종상태다. 탄핵과 특검에 매달리면서도 하는 말은 '민생'이다. 10·16 재·보선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에게 2:2로 체면을 살려줬는데 민생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은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민생은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