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23년→2심서 형량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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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31)씨에게 이 같이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7월 15일 새벽 인천 중구 덕교동 잠진도 제방에서 아내 A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0년 A씨와 혼인한 박씨는 같은 해 외도한 사실이 발각됐다. 박씨는 그 뒤 아내가 자신을 과도하게 감시한다는 데 불만을 품고 수영을 못하는 아내를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박씨는 아내를 뒤에서 밀어 바다에 빠트린 뒤 아내가 올라오지 못하게 주위에 있던 돌로 가격해 A씨는 결국 익사했다.
박씨는 범행 이후 119에 신고하면서 "아내와 낚시를 즐기러 잠진도로 캠핑을 왔다"며 "짐을 가지러 차에 간 사이 아내가 바다에 휩쓸려 갔다"고 거짓 진술했다. 아내가 실제로 사라져 찾은 것처럼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알리바이를 꾸며내기도 했다.
그러나 해양경찰이 방범카메라 영상 등 범행 증거를 제시하자 "아내와 불화가 있었다"며 "더는 함께 살기 힘들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실토했다.
1심 재판부는 박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징역 28년으로 형을 늘렸다.
2심 재판부는 "만약 군 감시자료인 방범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이 없었다면 피고인이 의도했던 것처럼 실족사로 처리됐을지도 모른다"며 "늦은 밤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믿고 있던 남편으로부터 잔혹하게 살해당한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심과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징역 28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