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과열경쟁 치명적, 고객 소통 주력해 품질로 승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16010008673

글자크기

닫기

김희주 금융·증권 전문 기자

승인 : 2024. 10. 16. 18:15

ETF 잔고 지난달 말 기준 58조 달성
삼성자산운용 시장 점유율 따라 잡아
캐피탈마켓본부 도입…메이커와 소통
해외 운용사와 상품 정보·트렌드 공유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아시아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장기적으로 가치가 우상향 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게임체인저
김남기 부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개발과 운용을 총괄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을 2%포인트 차이로 따라 붙으며 치열한 1위 경쟁 중이다.

ETF는 특정한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서 운용되는 펀드의 일종으로,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매매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리고 접근성을 바탕으로 많은 투자 수요를 발생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ETF 순자산은 작년말 120조원에서 올 9월말 160조원으로 9개월만에 40조원, 33% 증가했다. 질적 개선도 이뤄졌단 평가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가 순자산의 50%, 거래대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단기트레이딩에서 퇴직연금(DC, IRP), ISA 등 절세계좌에서 미국 시장에 장기 투자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이에 김남기 부사장의 역량이 더욱 주목 받는다. 과거 삼성자산운용의 독주체제였던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합류 5년 만에 대등한 위치로 성장시켜온 만큼,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에 연금으로 투자하자'는 그의 투자철학이 성장하는 ETF 시장에 적중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평가다.

전국 12대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와 만난 김남기 부사장은 "미래에셋그룹의 '성과주의 문화'와 '글로벌 경영'이 본인을 보다 전문적인 금융인으로 성장시켰다"고 회고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자산운용 공채 1기 출신이다.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스카웃됐다.
이는 오롯이 성과로 이어졌다. 김남기 부사장 합류 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합류 전인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잔고는 10조원, 점유율은 24%였으나, 올해 9월말 기준 잔고는 58조원, 점유율은 36%를 달성했다.

국내 ETF 시장은 양과 질 모두 급성장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의 과열 경쟁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원가 이하의 지나친 보수 인하와 유사한 상품을 우후죽순 출시하는 상품 베끼기가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표 지수 ETF들의 보수 인하 경쟁은 자산운용사의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S&P500과 나스닥 ETF의 경우 보수가 0.0099%포인트까지 내려갔고, 이 중 운용사 몫은 0.0009%포인트에 불과하다. 1조원을 운용하면 1년에 떨어지는 보수가 900만원에 불과해 직원 인건비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특정 운용사에서 개발한 상품을 제대로 준비 안 된 상태로 우후죽순으로 내놓고 있다. 김 부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은행예금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든 'Tiger CD1년금리액티브ETF'가 출시된 지 일주일만에 경쟁사에서 상품 베끼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과열 경쟁은 상품의 품질을 떨어뜨려 고객 신뢰 훼손으로 이어진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ETF 시장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김 부사장이 "보수경쟁보다는 품질을 높이고, 고객과 소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그는 정도(正道)를 강조했다. 효율적 운영을 통한 비용 절감과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는 상품 출시가 경쟁에 기반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거래가 잘되도록 유동성을 높여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운용사 중 유일하게 캐피탈마켓본부를 둬, 국내는 물론 글로벌 마켓 메이커들과 소통을 전담하는 중이다.

해외 계열 ETF 운용사와의 시너지도 강조했다. 계열 해외 ETF 운용사와 상품 정보와 트랜드를 공유했고, 미국에서 이미 성공한 ETF를 국내에 들여와 Tiger라는 브랜드로 상품화했다.

김 부사장은 "미래에셋그룹은 일찌감치 ETF 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캐나다, 호주, 미국에서 ETF 운용사를 인수했는데, 이것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차별적인 경쟁력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는 국내에서 아이디어를 낸 상품을 '역수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미국 거래소인 나스닥과 함께 '필라델피아AI반도체지수(ASOX)'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에 특화된 고부가가치 반도체 업체 지수 개발을 제안했고, 나스닥이 이를 받아들여 30여년만에 새로운 반도체지수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지수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과 재산권은 나스닥에 있으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과 미국에서 관련 ETF의 독점권을 갖게 됐다. 해당 지수를 활용한 ETF는 11월 중 출시된다.

김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자산시장이 ETF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 연금과 글로벌 투자에 강점을 가진 미래에셋그룹이 최대의 수혜를 보고 있다"고 자평했다.

Who is…

고려대 경영학과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2003-2019)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문대표(2019-현재)
김희주 금융·증권 전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