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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에이비시(ABC) 뉴스는 15일(현지시간) 남호주 애들레이드 북부의 농장에서 '토마토 브라운 루고스 바이러스'라 불리는 신종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다면서 검역 당국이 감염 확산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마토 브라운 루고스 바이러스는 2014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15년 요르단, 2018년 미국·독일·이탈리아, 2019년 중국과 네덜란드·스페인·튀르키예·프랑스 등으로 확산돼 왔다. 이 바이러스에 걸린 작물은 잎에 모자이크 모양의 반점이 나타나고, 과실의 경우 표면이 거칠어지고 얼룩덜룩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호주에서는 올해 처음 검출됐다. 호주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에 수입돼 재배자들에게 판매된 토마토 종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무부 관계자는 "해당 토마토 씨앗들이 바이러스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증명서와 함께 호주에 들어왔다"며 "다만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작물에 파괴적 피해를 주는 이 바이러스가 바람을 통해서도 퍼질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면서, 토마토뿐만 아니라 고추와 같은 가짓과 작물이 특히 감염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한화로 연간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호주의 채소 산업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남호주에서 생산된 토마토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내린 가운데, 호주의 다른 주정부는 남호주에서 생산된 토마토에 대한 검역을 크게 강화했다.
토마토 브라운 루고스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호주의 장바구니 물가도 크게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호주 토마토 생산의 30%를 점유하는 남호주 토마토 농장이 속속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호주 정부 역시 발 벗고 나섰다. 농무부는 바이러스 확산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84개의 온실을 포함한 18개 이상의 사업체에서 2000개 이상의 식물 샘플을 수집했다. 또한 앞으로 수입되는 모든 토마토 종자에 대해서는 해상이나 격리된 장소에서 특별 검역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쉽게 확산하며, 한 번 환경에 적응하면 근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토마토 산업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