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정보 수뇌부와 대책 모색
전문가 "군사적 충돌 위기 가능성에
미국 소환 확전 분위기 차단 나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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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5일 낮 12시께 경의선·동해선 남북 간 연결도로 폭파를 통해 '상호 단절'을 선언했다. 그동안 남북 간 연결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수준에 그쳤던 북한은 이번엔 남측이 보란 듯이 도로를 크게 폭파하며 한국과의 마지막 육로를 끊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은 이날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다"며 "우리 군의 피해는 없다.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의선은 낮 11시 59분, 동해선은 낮 12시 1분에 폭파됐다. 북한은 폭파로 인한 비산 파편이 남측으로 넘어오지 않게 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100여 명이 투입돼 높이 6m가량의 가림막을 치고 아스팔트 도로를 깨내고 폭약을 심은 뒤 흙으로 덮는 복토 작업을 진행했다. 폭파 후엔 중장비로 파편을 걷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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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과 동해선은 각각 한반도 서쪽과 동쪽에서 남북을 연결하던 길이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에 뜻을 같이했고 2002년 9월 착공식이 있었다. 경의선, 동해선 철도와 도로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육로 연결 사업도 우리 정부의 현물 차관이 지원됐다. 차관 규모는 2002∼2008년에 걸쳐 1억3290만 달러 상당으로, 현재 환율 기준 약 1768억원에 달한다.
북한이 지난 8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차단하면서 남북 간 연결 육로는 이제 사실상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통로만 남게 됐다.
북한은 이번 사태를 통해 상당한 위협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도 무인기 주체를 대한민국 군부로 특정하고, 미국이 책임지라는 내용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만 소통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김 부부장은 "평양 무인기 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며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들에 의하여 침해당하였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했다.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며 한국을 잡종개·똥개에, 똥개의 주인은 미국에 빗대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또 담화를 내고 '평양 상공 무인기 삐라 살포'의 주범이 한국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한국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을 끌어들여 확전을 피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태도에 그대로 대응하자니 군사적 충돌까지 갈 수 있는 확전 사다리를 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을 소환해 확전 분위기를 무마하고, 유엔사에게 객관적으로 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