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 등 빅테크 원전과 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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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카이로스의 7개 SMR 건설을 지원하고, SMR 완공 뒤엔 총 5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구매할 예정이다. 500MV는 중소도시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카이로스는 2030년부터 2035년 사이 SMR을 순차 가동할 계획이다.
이 계약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원전) 건설에 비해 비용·시간이 절약되는 소형 원자로의 상업적 건설을 지원하는 첫 사례다.
글로벌 AI 경쟁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구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빅 테크(거대 첨단기술 기업)들은 특히 24시간 탄소 배출이 없는 원자력 발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핵 발전 산업의 운명이 점점 더 빅 테크와 연결되고 있고 미국 일부 지역에선 수년 만에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달 미국 최대 원전 소유주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간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콘스텔레이션은 이를 위해 미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 주 스리마일 섬의 훼손 안된 원자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1위업체인 아마존 자회사인 아마존닷컴은 지난 3월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원자력발전 데이터센터를 6억5000만 달러(약 9028억원)에 인수했다. 이곳에선 최대 960MW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는 수십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구글은 카이로스 원자로 인근 지역 어딘가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예정이지만, 해당 데이터센터가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직접 전력을 공급받을지, 아니면 전력망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카이로스는 작년 말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테네시주에 시범 원자로 건설을 위한 허가를 받아 2027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전력의 거의 20%가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지만, 원전 건설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신규 프로젝트는 중단된 상태다. 올해 봄 조지아 주의 보글(Vogtle) 원자력 발전소에 두 번째 신규 원자로가 완공됐는데, 이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원자력 발전은 1990년대 과잉 건설로 20년 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풍력, 태양광, 천연가스와의 경쟁에서 밀려 폐쇄가 잇따랐다. 하지만 탄소 배출 없이 24시간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빅 테크들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원전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데이터센터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지난해 미국에서 소비된 전력의 약 4%를 사용했고 2030년까지 4.6~ 9%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WSJ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