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인하 한번으로 효과 크지 않아”
|
◇기준금리 내렸는데 '은행창구 문턱' 여전히 높아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인하한 지난 11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3.81~5.73%로 오히려 6월 말(연 2.94~4.95%)보다 올랐다. 변동금리도 3.74~5.96%에서 4.71~6.5%로 뛰었다.
당장 금융소비자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미 예정된 금리 인하가 선반영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하가 앞서 반영됐고,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만한 추가 요인이 크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한 차례로는 내수 진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금리를 조정) 하느냐에 따라 내수 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초 추가 금리인하 전망…'금리효과'도 시차
이에 시장의 시선은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냐'로 쏠리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한은이 다음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을 살피며 내년 초에나 추가 인하 시그널을 보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의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까지는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정책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추가 인하 시점은 내년 2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음 인하 시점은 내년 2월로 예상하며 내년 말 2.75%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이번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가계와 기업의 대출 금리와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액은 연 2조5000억원 줄어들고, 기업의 이자 부담액은 연 3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향후 금리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1회 인하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기업들의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해 세제지원 강화를 동반하고, 유동성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