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석 가득 메운 관객들,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고전발레 즐겨
홍향기·이동탁 등 최고 기량 무용수들 '호연'..."노들섬, 예술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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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자 인형보다 아름다운 무용수들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졌다. 저녁 6시에 시작된 공연은 해가 지면서 점차 몰입을 더해갔다. 노을이 지는 하늘, 선선한 가을바람, 한강의 물빛 등이 어우러진 무대는 야외 공연만이 선사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전했다. 때로는 저 멀리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모기 등 날벌레가 날아다니기도 했지만 공연 관람을 망칠정도의 방해거리가 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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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평소 유료 공연 티켓도 완판시키는 무용수들이 출연해 수준 높은 기량을 보여줬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이동탁이 각각 오로라 공주와 데지레 왕자로 분했다. 이밖에도 카라보스 역의 이현준(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을 비롯해 와이즈발레단, 서울발레씨어터 등의 무용수 70여 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몄다.
객석에는 아이를 안은 엄마, 연세가 지긋한 노부부, 젊은 연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배우자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 배현진 국회의원,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지현 코리안컬쳐리더스 대표 등 문화계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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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재단이 운영을 맡고 있는 노들섬은 온가족이 찾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노들섬 잔디마당 야외 특설무대에서는 매달 무료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 6월 서울 비댄스 페스티벌에 이어 이달 한강노들섬클래식이 진행 중이다. 19~20일에는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도 노들섬에서 관객과 만난다.
한강노들섬클래식은 시민들에게 예술이 이처럼 가까이 있음을, 이렇게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축제다.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고 엄숙함을 벗어던졌다. 다만, 노들섬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와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그라모폰 2관왕 소식이 들려오는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드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들섬이 진정한 예술섬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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