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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온라인상에서 고용부의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홍보 책자 속 여성의 손 모양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공유됐다.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은 인턴, 기업탐방 등 프로그램을 통해 미취업 청년에게 양질의 직무경험을 제공하고 노동시장의 원활한 진입을 돕는 사업이다. 게시물을 보면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참여기업용 책자에 남성혐오를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의 표현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다.
고용부 공식 자료에 집게손 이미지가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고용부의 오픈 채팅방 '중대 재해 사이렌'에 집게손 이미지가 들어가 민원이 제기됐다. 중대재해 사이렌은 중대재해 사고 발생 장소와 상황을 소개하고 유사사고 예방대책을 안내하는 홍보물인데, 8월 2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지붕 교체 낙하사고를 설명하는 5일자 게시물에 집게손으로 보일 수 있는 손 모양이 포착됐다.
이에 고용부는 논란의 여지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며 같은달 20일 배포한 중대 재해 사이렌 자료에서 근로자의 손가락을 뭉뚱그린 삽화로 교체했는데, 이같은 조치 이후 두달여 만에 남성혐오 이미지가 고용부 공식 자료에 또다시 사용된 것이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구부린 동작은 대표적인 남성 혐오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이 손동작은 급진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사용됐는데,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고 조롱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15년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페미니스트 커뮤니티로 시작한 이 커뮤니티는 내부 갈등과 운영상 문제로 2017년 공식 폐쇄됐다.
집게손가락 논란은 지난 2021년 GS25 편의점 행사 포스터에서 소시지를 집는 모양을 두고 일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 이미지'라고 지적하며 시작됐다. 이후 GS리테일 계열사·SK하이닉스·LG전자·현대건설·농심·무신사·이마트 등 민간업체 홍보물뿐만 아니라 국방부·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 홍보물에서도 집게손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해엔 게임회사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 속 여성 캐릭터의 손가락 모양이 남성 비하 목적으로 일부러 삽입한 집게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으며, 올해 6월엔 르노코리아에서 신차 '그랑 콜레오스'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사내 홍보채널인 르노 인사이드에 게시된 홍보 영상에 한 여성 직원이 집게손 모양을 수차례 사용한 일이 발견되면서 소비자의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