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혜씨의 음주운전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음주운전을 살인 행위로 규정하고 처벌 강화를 지시했던 것과 정면 배치된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초범이라도 처벌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공교롭게도 자기 딸이 그런 자신의 지시를 위반하는 사고를 냈는데도 문 전 대통령은 아직 말이 없다. 문 전 대통령이 사과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극렬 야권 지지자들은 오히려 다혜씨를 옹호하는 모습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친야 사이트에는 다혜씨가 "아버지를 잡아 가두려고 하니까 자기가 대신 희생하신 느낌이다. 예수님 생각난다"고 했다. "우리가 이해해 주고 감싸줘야 한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음주운전까지 했을까. 너무 딱하다"는 글도 있다. "이태원에서는 새벽 3시에는 음주 단속을 잘 안 하는데, 미행에 당한 것 같다"는 음모론적 글도 올라왔다. 부끄러움은 없고 극단적인 맹목적 추종인데 경악할 일이다.
다혜씨의 음주운전에 정치권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의원은 "문 대통령은 재임 중 국민을 왼쪽으로 끌고 가 나라를 망가뜨리고 딸은 오른쪽으로 가야 할 차선에서 좌회전했다"고 했고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 현 대표 이재명과 개딸들은 탄핵 폭주 운전, 민주당 전 대표이자 전 대통령 딸은 음주운전"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음주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특별히 다른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넘어갔다.
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술을 좋아한다며 말도 안 되는 정치 공세를 펴왔는데 정작 다혜씨의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선 짧게 한마디하고 지나갔다. 이 또한 '내로남불'의 극치다. 만일 윤 대통령 가족이 이런 사고를 냈다면 민주당은 대통령까지 물고 늘어지며 특검, 청문회를 들고나왔을 것이다. 다혜씨가 검찰 수사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음주운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민주당과 문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격렬 지지자들은 이성을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