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북한, 양들의 침묵→입술의 침묵 혼동
사퇴 5주 지난 바이든과 경쟁 중이라 생각
NYT "연설 때 욕설 증가 등 인지력 저하"
|
말실수·인지력 저하 논란에 시달리던 조 바이든 대통령(82)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참패한 뒤 민주당 후보를 사퇴한 지 불과 3달 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보다 더 노쇠한 바이든 대통령 덕분에 비교우위를 누렸지만 상대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60)부통령으로 교체되면서 고령 리스크가 부각된 측면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의 TV토론이 끝나고 10일 뒤 가진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편파적이었다면서 그 때문에 "관객이 완전히 흥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TV토론은 무관객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누구나 잘못 기억할 수는 있지만 TV토론은 불과 일주일여 전이었고 잊기 힘든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지적하고 사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혼동, 망각, 비논리와 현실 괴리가 너무 자주 발생해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 관련 문제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날 죽이려고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문맥상 북한이 아닌 이란이었다. 그는 지난달에도 후보를 사퇴한지 5주가 지난 바이든 대통령을 자신의 경쟁 후보라고 말했다. 또 영화 '양들의 침묵(Silence of the Lambs)'을 '입술의 침묵(Silence of the Lip)'으로 잘못 인용하고 2005년에 사망한 투나잇쇼 사회자인 조니 카슨은 어디 있냐며 "그를 데려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인 96%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전화 앱(phone app)이 뭔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가 사고 이탈(tangentiality)이라고 부르는 이런 말실수와 횡설수설이 노화와 얼마나 관련 있는지는 논란의 대상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상 분명하게 말하는 스타일이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균 연설시간이 2016년 대선 운동 당시 45분에서 현재 82분으로 늘어났고, '항상', '전혀' 등 절대적인 의미의 단어 사용이 13% 정도 늘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노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긍정적인 단어보다 부정적인 단어를 32%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욕설도 69% 늘었다고 전했다.
스카이브릿지 캐피털 창립자이자 트럼프 전 보좌관 출신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트럼프를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는 매우 효과적인 소통가였다" 면서 "트럼프가 힘 있는 문장을 만드는 능력을 잃었다. 8년 전의 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인지력 저하 논란과 관련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를 "가장 강력하고 가장 능력 있는 후보"라고 치켜세우면서 이런 우려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트럼프는 정치권의 누구보다도 많은 에너지와 스태미나를 갖고 있다. 역사상 가장 똑똑한 지도자"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