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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1일 금통위…美따라 ‘금리인하의 길’ 들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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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0. 06. 14:06

물가 1%대 안정세에 ‘금리인하 분위기’ 무르익어
시장에선 “내수부진 감안해 이달 인하 단행할 것”
이창용 머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선 '금리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월간 물가상승률이 1%대까지 떨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이다. 이미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유럽뿐 아니라 미국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스텝'을 밟으며 한국은행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3년째 갇힌 '긴축의 터널'…물가 믿고 빠져나오나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통위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한은은 앞서 지난 8월 22일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연 3.5%수준에서 동결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과 함께 진입한 '긴축의 터널'에서 38개월만에 빠져나오게 된다.

무엇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인 물가가 안정세를 찾으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전년 동기 대비)로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빼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2.0%로 한 달 사이 0.1%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의 물가 목표인 2.0%를 달성한 만큼 금리 인하 여건은 충족된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 세종청사에서 "통화정책의 의무가 물가안정인데,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보다 일찍 2% 물가 상승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김웅 부총재보도 지난 2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물가상승률이 1%대로 낮아지고 근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물가안정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집값·가계부채 다시 뛰면 어쩌지'…막판 검토가 변수
기준금리 인하의 길로 들어서는데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가계부채 증가세도 꺾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6029억원 늘어나며 8월(8조9115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 불씨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자칫 수도권 집값이나 가계대출 불길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도 수요가 줄었다기 보다는 추석 연휴로 인해 영업일이 감소한 데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창구 문턱을 높인 영향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지난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된 효과도 맞물려 있다.

결국 최근 가계대출 추이만으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사그라졌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 역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금융 여건 완화는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누증 등의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 1년 뒤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0.43%포인트 높아지고, 서울 상승 폭은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안정세를 찾은데다 한·미 금리 차가 1.5%포인트로 좁혀진 만큼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안정 기조가 강화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며 "한은이 금리인하를 더 지연시킬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0월 금융시장브리프'에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었으며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도 둔화되는 추세"라며 "한은이 물가 상승세 둔화와 내수부진 우려를 감안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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