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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교민 정양희(70·여)는 5일 낮 1시 5분께 대한민국 공군의 KC-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에서 활주로로 내린 뒤 무사히 고국의 땅을 밟은 데 대해 감격했다. 전장이 되어버린 레바논에서 땅이 울리는 진동과 하늘을 가르는 굉음을 들으며 두려움으로 지새던 나날을 벗어나 고국으로 돌아온 정씨는 소감을 밝히던 중 본인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레바논의 우리 국민과 그 가족들 97명이 5일 낮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레바논 베이루트를 출발한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는 이날 12시 50분께 서울공항 활주로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서울공항에는 김선호 국방부 차관, 강인선 외교부 2차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찾아와 한국에 도착한 교민들을 맞이했다. 서울공항 근무 공군 장병들은 '우리 교민들의 안전귀국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교민들의 무사 귀환을 환영했다.
군 자산을 통한 교민들의 안전 철수 작전은 38시간만에 완료됐다.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경제·안보회의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군자산을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군사 충돌 상황으로 급격히 악화된 중동 정세로 우리 국민이 가용한 민간 항공편을 통해 출국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즉각 움직여 지난 3일 군 수송기 및 신속대응팀을 레바논에 파견했다. 신속 대응팀은 KC-330 조종사, 정비사, 적재사, 의무 요원 등 34명, C-130J에 조종사, 정비사 등 22명 병력을 비롯해 외교부측 신속대응팀 5명으로 구성됐다.
군 당국은 이번 작전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송기 2대를 동시 투입했다. 대규모 인원을 신속하고 장거리 수송할 수 있는 KC-330을 전개하면서 현지 공항이 사용 불가한 상황에 대비해 짧은 활주로에서의 이·착륙 및 전술기동이 가능한 C-130J를 동시에 투입했다. C-130J는 항행안전시설이나 관제탑이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도 이·착륙 및 피탄시에도 임무수행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KC-330은 약 300명의 인원이 탑승할 수 있으며 최대 항속거리가 1만5320㎞로 대규모 교민의 신속한 철수에 용이하다. C-130J는 약 90명 탑승 가능하고 최대 항속거리는 5200㎞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공항을 통해 대피한 교민들은 KC-330에 탑승해 안전하게 귀국했다. 같이 레바논에 투입됐다는 C-130J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서울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김해공항으로 돌아갔다. 다만 현지엔 주레바논대사를 비롯한 공관원은 철수하지 않았다. 교민 30여명도 이번에 대피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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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경씨는 "밤마다 폭탄이 떨어지는 레바논에서 한국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다. 포격으로 집이 흔들리기도 하고 잠도 잘 못잤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너무 다행이고 정부에서 수송기를 보내준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레바논 자흘레 지역에서 살던 교민 이국희씨(32)는 "대사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집 인근에 미사일이 계속 떨어지고 해서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대사관에서 차량을 제공을 해줬고, 현지 경찰들도 도와줘서 공항까지 무사히 도착했다"며 "군 수송기를 처음 봤을 때 조국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제 모든 생활이 레바논에 있다보니 한국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감사하고, 귀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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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공군참모총장도 이번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행한 공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그런 역할을 공군 장병들이 충실히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장병들의 그동안 노력과 열정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며 "준비한 만큼 성과가 있었다. 정말 고생했고 장병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공군참모총장은 이어 "장병 여러분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지고 임무를 준비해야 한다 강조하고 싶다"면서 "어떤 임무가 주어지더라도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정신적인 대비 태세 갖춰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