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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두산은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으나 한 번만 비겨도 얻을 수 있는 준PO 출전권을 놓치며 5위 kt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사상 첫 뒤집기 승리를 허용했다. 3일 2차전 패배 뒤몇몇 두산 팬들은 "이승엽 나가"를 외치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이승엽 감독은 2023시즌부터 두산을 지휘했다. 2022년 9위에 그친 팀을 이어받아 2023년 정규시즌 74승 68패 2무(승률 0.521),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4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지만 결국 포스트시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야유에 익숙하지 않은 이승엽 감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 우승한 두산의 팬들에게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됐다.
이승엽 감독은 3일 경기 뒤 "우울하고 마음이 아프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삼진이 많았고, 득점 기회에서 세밀한 야구를 펼치지 못했다"며 "특히 장타가 터지지 않아서 힘든 경기를 치렀다"고 평가했다.
또 이승엽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하면서 김재호, 김재환, 양석환, 허경민, 정수빈 등 베테랑에 의존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백업 선수 간에 실력 차이가 크게 난다"며 "그 격차를 줄여야 강팀이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시즌이었다"고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제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열심히 준비했다"며 "매우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두산은 선발진이 무너진 가운데 불펜진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00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시즌을 버텨냈다.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서도 두산 불펜은 12⅓이닝 1실점(1차전 8이닝 무실점,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팀 OPS(출루율+장타율) 0.774로 5위였던 타선이 침묵한 것이 가을 야구 실패로 이어졌다. 타선은 1, 2차전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하며 '국민타자' 감독의 지휘를 무색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