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강조했으나 견제 의미 농후
아시아판 나토와 美 핵공유에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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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일본은 중국과 마주 보고 가면서 중일 '4대 정치문건'의 원칙과 공동인식을 준수해야 한다. 양국의 전략적 호혜 관계를 전면 추진해 신시대 요구에 맞는 건설적이고도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에 힘쓰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시 주석이 거론한 중국과 일본의 4대 정치문건은 1972년 수교 당시 발표한 중일 공동성명,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 평화와 발전의 우호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노력을 위한 공동선언', 2008년 '중일 전략적 호혜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가리킨다. 하나 같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주권 및 영토 완전성 존중, 패권 추구 반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시 주석이 전날 축전에서 '협력'을 앞세우면서도 일본이 대만 문제 등에서 독자 목소리를 내거나 미국·서방 진영과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설 때마다 자국이 거론해온 4대 정치문건에 대해 거듭 언급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시바 총리의 안보 행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실제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27일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게재된 '일본 외교정책의 미래'라는 기고문에서 "중국 등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창설하고 이 틀 내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발언은 이시바 총리의 지론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지난달 27일 그의 '아시아판 나토' 창설 주장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중일 관계의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은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엉뚱한 동문서답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판 나토의 창설 주장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피력한 것이라고 볼 경우 꽤 수긍은 간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