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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법원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국 검찰이 절도와 자금세탁 등 6가지 혐의로 밀레이 대통령을 체포하겠다고 청구한 영장을 카라카스 소재 1심 법원에서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장 발부는 미국의 제재 위반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플로리다로 7개월 전 압류된 베네수엘라 기업 '엠트라수르' 화물기 사건과 관련된 것이란 지적이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2월 보도자료에서 "수출통제법을 위반한 채 이란 항공사로부터 베네수엘라 기업에 판매된 보잉 747 화물기가 플로리다에 도착했다"며 해당 항공기를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제처분 대상은 베네수엘라 국영 화물기업 '엠트라수르' 소유 보잉 747-300M 화물기였다.
이 항공기는 이란 마한항공 소유였는데, 2021년에 베네수엘라 국영 항공사 '콘비아사' 자회사인 엠트라수르로 넘어갔다. 이란 마한항공과 베네수엘라 콘비아사는 모두 미국 정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항공기는 2022년 6월 당시 베네수엘라인 14명과 이란인 5명을 태운 채 화물을 싣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에세이사 국제공항에 착륙했다가 아르헨티나 당국에 의해 발이 묶인 바 있다.
외신들은 7·28 대선 부정개표 논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밀레이 대통령에 대해 자국 항공기 압류 사건을 빌미로 체포를 명령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연임 성공으로 끝난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부정개표 논란이 일자 중남미 정상 중 가장 먼저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르헨티나 외교관을 추방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던 자국 대사관 직원을 소환하는 것으로 맞대응했고, 부정개표를 주장하는 야권 정치인들이 카라카스 소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은신해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아르헨티나와 날카로운 대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이날 파트리시아 불리치 치안장관과 밀레이 대통령의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