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생소한 '법 왜곡죄'는 이 대표 대장동 변호사 출신 이건태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검사 등 수사기관 종사자가 피의자나 피고인을 처벌하기 위해, 반대로 처벌하지 않기 위해 증거를 은닉,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적용하면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최근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편파 수사와 기소를 자행해 사건 처리에서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했는데 사실은 이 의원 자신도 검찰 출신이다. 민주당은 2년 구형이 "사건 조작에 기반한 억지 기소이고 구형"이라며 반발한다.
'법 왜곡죄'는 판사도 옭아맨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1월 15일 이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을 할 예정이다. 이 대표 지지자 모임인 '재명이네 마을' 등 온라인에는 이 대표 담당 판사들을 향해 "판레기(판사+쓰레기) 탄핵" 등의 표현을 쓰며 공격적 글을 올렸다. 판결만 제대로 하면 무죄라는 글도 올라오는데 유죄가 나온다면 판사가 판결을 잘못했다고 공격할 소지도 다분하다. 박지원 의원도 2년 구형한 검찰을 비판하며 "현명한 재판장 판결을 기대하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판사에게는 겁박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관련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안 조사 청문회를 다음 달 초 연다. 검찰이 임의로 사건을 배당하지 못하게 대검에 사건배당기준위원회 설치하고 검사의 '기소 사건 대비 유죄 판결 비율'을 인사평가 기준에 넣을 방침이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입법도 추진한다고 한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도 모자라 검찰청을 아예 없애버릴 작정이다. 이 대표가 11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데 '수사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여야는 법사위에서 '법 왜곡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법의 당위성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기소 검찰과 선고할 판사를 겁박하지 말고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고 재판에 불복하지 말라"고 일격했다. 민주당이 아무리 부인해도 법 왜곡죄 발의는 검찰과 법원을 무력화시키고, 이재명 대표의 무죄를 만들어내겠다는 억지 몸부림일 뿐이다. 도대체 검사나 판사가 법을 왜곡했는지 여부는 누가 판단하나? 민주당인가? '법 왜곡죄' 발의에도 법원이 흔들리지 않고 재판을 진행해 갈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