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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네 등 중남미 언론은 19일(현지시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보고서를 인용,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남미에서 산불 34만6112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INPE가 위성사진을 분석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산불은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종전의 최다 기록은 2007년 34만5322건이었다. 현지 언론은 "2025년까지는 아직 3개월이나 남아 있어 산불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올해 산불피해 규모가 전무후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에서 INPE는 올해 남미 13개국에서 발생한 산불을 집계했다. 가장 많은 산불이 난 국가는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우림의 대부분을 품고 있는 브라질이었다. 올해 브라질에선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산불 17만6617건이 발생했다. 9월 현재 브라질에선 산불 3502건이 타고 있다. 화재는 아마존에 집중돼 있다.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의 대부분은 농민 등이 놓은 불이 번진 인재였지만 확산을 부추긴 건 기상조건이었다. 현지 언론은 "브라질이 1950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어 바짝 마른 산림으로 불이 과거보다 빠르게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자욱하게 상공을 덮으면서 지난 9일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로의 AQI(대기 질 지수)는 176까지 상승했다. 상파울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91㎍/㎥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 5㎍/㎥의 20배에 육박했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공기의 질이 세계 최악을 기록하면서 9월 첫 주에만 1500명 이상이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을 찾았고 호흡기질환을 갖고 있는 76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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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재난대응본부에 따르면 페루에선 지금까지 산불 173건이 20개 지방을 휩쓸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3개 주는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한 곳이다. 성난 화마가 덮쳐 농경지 2260헥타르를 포함해 3300여 헥타르가 잿더미로 변했다. 사망 16명, 부상 140명 등으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고 동물 377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앞서 볼리비아는 지난 7일 전국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볼리비아의 산불은 발생한 지 수 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타크루스에서 산불 38건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특히 11건은 규모가 크고 불길이 거세 진화에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6월 말 시작된 산불로 볼리비아에선 이미 400만 헥타르가 초토화됐다. 이 가운데 380만 헥타르가 산타크루스 땅이었다. 볼리비아는 산불연기가 뿌옇게 상공을 덮자 피해 지역에 등교 중단과 원격수업을 권고했다.
중남미 언론은 "위성사진을 보면 남미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콜롬비아에서부터 우루과이에 이르기까지 대각선으로 뿌연 연기가 남미 상공을 덮고 있다"며 사실상 남미 전역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