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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자국 국영방송 토론회 도중 CSTO 관련 질의를 받자 "CSTO가 (회원국인) 아르메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권을 행사하는데 위협이 되고 있다"며 탈퇴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앞서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11월 구 소련 붕괴 이후 30여년간 이어진 인접국 아제르바이잔과의 영토분쟁에서 패하며 영토를 빼앗기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두 나라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아왔던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 손을 주면서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빼앗긴 것이다.
이에 크게 반발한 파시냔 총리는 이후 러시아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CIS(구 소련권 독립국가연합)의 국제협의체이자 안보협의체인 CSTO 탈퇴를 시사하면서 본격적인 반러·친서방 행보에 나섰다
올해 들어 또 다른 구소련권 국가였던 카자흐스탄이 중재에 나서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조지아로 공급되는 가스 이권을 아르메니아와 공유하겠다고 밝히면서 잠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기는 했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파시난 총리도 아제르바이잔과의 영토분쟁 당시 자신들을 외면한 러시아와 철저하게 거리를 두어온 외교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파시난 총리는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은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면서 대화의 창은 열어뒀다.
파시난 총리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가 참여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와의 관계까지 끊을 계획은 없다"며 "미국,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경제관계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는 EAEU와의 관계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가 반러 행보를 계속할지 여부는 러시아 측의 태도 변화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최근 잇딴 파시난 총리의 파격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공식 발언은 현재까진 없다. 오히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아제르바이잔을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영토분쟁을 마무리하는데 더 주도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크렘린궁 또한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CSTO는 아르메니아 주권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았으며, (CSTO 탈퇴를 시사한) 파시난 총리의 의견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