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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MBC 회의자료 폐기...105억 부동산투자 전액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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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09. 11. 17:54

감사원, 관리감독 소홀 '방만경영' 지적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 전경. /천현빈 기자

감사원은 MBC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이사회 회의자료를 폐기하는 등 관리 감독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또 최승호·박성제 MBC 사장 시절 이사회 의결 없이 리조트 개발 사업에 105억원을 투자해 전액 손실을 보는 등 방만 경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관련 국민감사청구사항'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방문진은 MBC가 방문진 이사회 회의에 제출·보고했던 회의자료를 보안상의 이유로 폐기했다며 관련 이사회 안건자료 및 속기록에 대한 열람 요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MBC도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방문진은 MBC에 "향후 MBC 자료를 감사원에 전달하기 어렵게 됐으니 맞춰 조치하기 바란다"며 같은 입장을 유도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방문진의 행위를 '감사 방해'로 규정하고 공공기록물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번 감사 보고서엔 투자금 105억원 손실을 일으킨 MBC의 방만 경영과 관계사들의 방만 경영 실태도 포함됐다.

MBC는 지난 2019년 임원 회의에서 사옥 매각대금 4849억원을 적극 운용하기로 결정하고 초고위험 금융 상품인 국내외 부동산 대체 투자 상품에 총 1905억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MBC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거나 신종 금융상품에 대한 위험 관리 규정 없이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에 투자한 105억원은 전액 손실로 드러났고, 국내외 부동산 대체 투자는 원금 회수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그럼에도 방문진은 이를 보전하기 위한 제도 개선책을 요구하지 않은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MBC의 방만 경영 실태 6개 항목에 대해 방문진에 MBC 경영 관리·감독 등의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또 방문진 이사회 회의 결과 후속조치 이행을 체계적으로 점검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자료 제출과 관련해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자료 제출 요구에 따르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고, 이사회 회의자료를 MBC가 회수해 가도록 하거나 폐기한 후 사후 관리하지 않는 등 공공기록물을 관련법에 따라 관리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방문진 이사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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