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격화로…북러간 무기 수출 속도 붙나

김정은, 개량형 240mm 방사포 검수시험사격 참관
자폭무인기에 이어 무기시험 잇따라 현지지도
러-우전쟁 격화에 따른 무기체계 수출에 무게

지난 27일 북한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가 생산한 240㎜ 방사포무기체계의 검수시험사격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적극 사용 중인 무기체계의 시험장면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북한산 무기체계의 대(對)러시아 수출이 가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들이 생산한 240㎜ 방사포(다연장로켓포)무기체계의 검수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방사포가)기동성과 타격 집중성에서 기술갱신됐다"며 "또다시 새로 도입된 유도체계와 조정성, 파괴위력 등 모든 지표들에서 우월성이 입증됐다"고 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포무기 생산과 부대들에 장비를 교체하는 사업에서 견지할 중요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의 240㎜ 방사포는 우리나라 서울-경기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에 해당한다. 북한은 구소련제 BM-24 방사포무기체계를 전면 개량형으로 교체하기 위한 개발·실험 작업을 진행해왔다. 북한은 올 2월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 방사포탄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5월에는 기동성과 화력집중력이 높은 갱신형 방사포에 '자동사격종합지휘체계'를 도입했다. 일선 부대의 방사포는 2026년까지 교체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이 전날 개량형 240㎜ 방사포를 서해상으로 발사하며 성능을 과시한 까닭은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방패(UFS) 연습에 대응한 것으로 관측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전면적 생산·배치 계획에 따라 최종점검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우리의 UFS 기간에 공개한 것으로 볼 때 북한이 대응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들이 생산한 240㎜ 방사포무기체계의 검수시험사격을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다만 김 위원장이 무기시험 현장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낸 것은 러시아 공급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데 무게감이 실린다. 러-우전쟁이 격화되면서 북·러간 협력은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자폭형무인기 성능시험을 현지 지도하며 대량생산체계 구축을 과시했고, 이번엔 240㎜ 방사포무기체계 검수시험사격을 참관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선에 122㎜ 방사포를 공급한 것이 확인된 바 있어, 240㎜도 공급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공습강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사일과 무인기를 활용한 공습을 퍼붓고 있어 로켓과 무인기 공급이 부족하다. 특히 이날 방사포 검수시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한 김정식 부부장은 지난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군사기술포럼 '군(ARMY) 2024'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돼, 북한의 미사일·무인기 수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상적으로 검수시험사격은 이미 실전 배치됐거나, 배치를 앞두고 창고에 있는 무기를 무작위로 추출해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라며 "러-우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북·러 경제회담과 겹치는 점에서 대(對)러 수출용 검수시험임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