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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에너지포럼에서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웨스팅하우스가 제소한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그만큼 체코 수출의 의미가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체코는 이미 6기 원전을 운전하고 있고, 과거 가스 냉각중수로 같은 독자 모형을 만든 적도 있고 제조업 강국, 자동차 제조도 많이 하는 국가"라면서 "체코가 우리 원전을 선택했다는 게 다른 나라에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여러 나라에서 체코가 한국을 선택할 것인지 말이 많았는데, (결국) 선택했기 때문에 물밑작업으로 체코에 작업하는 곳도 많을 듯"이라고 추측했다. 정 교수는 "EU는 동맹, 러시아는 금융, 미국은 배짱장사를 해왔는데 한국은 그것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스팅하우스는 초기 조건을 못 맞췄고 이디에프(프랑스 원전기업)는 끝까지 붙었지만 납기지연 등의 일들이 많았다. 한국은 온타임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에너지 산업에 3가지 이슈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르네상스의 재도래,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 탄소 중립 등이다. 정 교수는 "삼성전자가 신규공장을 짓는 데에 15기가와트가 필요하다. 최신형 원전 10기의 규모"라면서 "이제는 정부가 인프라로 커버할 수준이 아니라 자가용으로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니느냐"고 짚었다. 기업은 기업의 일을 잘하고 전기나 물 등은 국가 인프라가 공급하는 게 통상적이었지만, 15기가와트는 너무 크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 교수는 "아마존 구글이 자체 전력 쓰겠다는 이야기도 이와 비슷하다"면서 "결국 원전 시장은 확대되고 있고, 지금은 초반이라 미·프·한이 경쟁하지만, 시장은 앞으로 더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에 대해 김진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전략기획관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제대로 된 (원전) 메이저 플레이어로서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 기획관은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 등 2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것은 원전과 재생에너지이지만, 재생에너지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겨울에는 폭설이 내릴 때 태양광이 먹통이 되기도 하는 등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 여건 상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기획관에 따르면 원전은 러-우 전쟁 이전 러시아와 중국 주도로 신규 원전을 많이 지었다. 이러한 것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는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이나 프랑스 EDF가 지은 원전 외 사실상 체코 원전 수주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김 기획관은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의존도, 에너지 자립도도 낮고 에너지 수입액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공장 같은 경우는 안정적인 전력이 필수로 하는 등 새로운 상황이 있다보니 좀 더 안정적인 에너지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