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 세력'에 대한 언급은 윤 대통령이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사이버 공격과 같은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북한이 실제 전쟁을 일으킬 경우 국내에 있는 반국가 세력을 앞세워 국가적 혼란을 확산시킬 것을 경계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반국가세력에 대해 "헌법을 위배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거나 사회를 분열시키는 세력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친일 DNA를 드러냈다가 국민 분노에 직면하자 북풍몰이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를 반국가 세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렇게까지 발끈하면서 거칠게 반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태효 국가안보실 차장의 발언에 대한 야당의 왜곡된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차장은 지난 17일 KBS 인터뷰에서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히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고 했다. 이는 국내문제가 아닌 외교에선 상대국의 의중과 이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론적 발언이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실이 배려할 것은 대일본제국 천황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라면서 발언을 비틀어서 정치쟁점화했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김 차장의) 전체 워딩을 보지 않았지만 일본의 마음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언론과 국민에게는 한 대표의 전체 워딩보다는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마음"이란 말만 부각됐다.
이런 일종의 말꼬리 잡기 성격의 야당 공세에 대해 한 대표가 이런 정치쟁점화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지적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오히려 마치 정부와 엇박자를 내면서 야당에 일부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지금부터라도 한동훈 대표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는 보수우파 대결집에 혼신의 힘을 다해 앞장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