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45%, 책임감 느껴…이제부터 시작"
"민주 전당대회, 공방보단 비전 중심…건설적이었다"
"입법부 산하 외교전략연구처 마련해야…중립성 보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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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김두관이라는 거물급 정치인과 나란히 선 김지수 당 대표 후보. 누적득표율 90%로 이 후보가 연임을 사실상 굳힌 가운데, 그간의 소회를 묻자 김 후보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미래세대 과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이제부터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주요 공약으로 주거 문제, 특히 청년 세입자의 알권리 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과거 미국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했다고 회상하며 한국의 청년들의 '값비싼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서울권 대학가 고시원, 원룸 1평짜리 방이 40~50만원인데, 평수로 따지면 타워팰리스보다 비싸지 않을까. 항상 후순위로 밀리는 청년 주거 문제, 이제 탈출구를 찾아야한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역세권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민간 주택을 청년 공공주택으로 운용하는 안을 제안했다. 미국의 저가임대주택 정책을 예로 들기도 했다.
◇"전력질주·단도직입·정면돌파…전당대회, 끝 아닌 시작"
고등학교 때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공부했다. 학사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넘어가 컬럼비아대학에서 외교학 석사 학위를 땄다. 14년간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2020년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이 됐다. 평당원 4년차 정치 초보자의 당권주자 도전, 그는 두렵지 않았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누적득표율은 1.45%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한참 걸렸다. 전당대회 기간 동안 몸무게가 4kg나 줄었다. 매주 지역을 다니며 수천명의 당원을 만나는 것도, 목이 터져라 연설하는 것도 낯설지 않았을까.
"돈도 지식도 부족한 청년 정치인들에게 '눈치보지 마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우리 세대의 절실한 꿈은 우리만이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재명, 김두관 후보 옆에서 초반에는 위축되기도 했다. 다만, 가면 갈수록 자신감이 생겼다. 지지율이 0.8%에서 1%대로 올랐고 정치 선배들은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나라를 잘 이끌어달라'는 당원들의 기대감에 무거운 책임감마저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이재명의 '뼈때리는 질문'
"교육, 소득, 세대 간 불평등을 해소할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한 보다 깊은 고민이 부족했다는 걸 깨달았고, 반성했다. 다섯 차례에 걸쳐 후보자 토론에 임하며 두 후보의 디테일, 노련미, 무엇보다 따뜻한 인간미 등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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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대, 헐뜯기가 아닌 정책·비전 중심이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비해 비교적 공방이 덜했던 민주당 전당대회를 이 같이 평가했다. 후보들간 일부 이견도 있었지만 정치권이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주요 과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계기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가 크게 흥행하진 않았지만 후보들이 서로 헐뜯는 게 아닌 정책과 입법을 실행으로 옮길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입법부 산하에 국제 정세를 연구하는 외교전략연구처를 마련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요 국가들의 에너지, 경제, 주거 정책 등을 분석·차용해 국내 사업체들이 국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비전 이야기 대신 서로 헐뜯고 공격한다면 그 시간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재미없고 밋밋한 사람으로 보이더라도 정책 이야기를 계속 하겠다. 언젠간 알아봐주지 않을까."